한국전통사상/공안집 II

892칙 조산토각 曹山兎角

실론섬 2026. 4. 22. 14:28

892칙 조산토각 曹山兎角1)

​[본칙]

​조산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구절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습니다.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는 구절은 무슨 뜻입니까?” “토끼의 뿔이 굳이 없다고 할 필요도 없고, 소의 뿔이 굳이 있다고 할 필요도 없다.”2)   
曺山因僧問, “卽心卽佛, 卽不問, 如何是非心非佛?” 師云, “兎角不用無, 牛角不用有.”
1) 토끼의 뿔이 있거나[有], 소의 뿔이 없거나[無] 어느 편도 옳지 않고 어느 편도 옳다는 안목을 마조도일(馬祖道一) 
   이래로 제기되어 온 즉심즉불(卽心卽佛)과 비심비불(非心非佛)의 화두에 적용하여 두 가지 모두 굳게 닫힌 
   관문으로 전환시켰다.
2) 즉심즉불과 비심비불을 처음으로 제기한 마조도일(馬祖道一)의 공안에 대한 초당선청(草堂善淸)의 게송에도 
   이 비유를 역으로 활용한 예가 보인다. “토끼의 뿔이 애써 있다고 할 필요도 없고, 소의 뿔이 애써 없다고 할 
   필요도 없다. 있다거나 없다거나 모두 옳지 않으니, 아득히 퍼지는 향기가 길에 가득하구나.”(『頌古聯珠通集』
   권9 卍115 p.99a4.兎角不用有,牛角不用無.有無不是處,馨香滿道途.)

[설화]

​토끼의 뿔은 본래 없으니 없다고 할 필요도 없고, 소의 뿔은 본래 있으니 있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있다거나 없다거나 모두 내세우지 않는다는 뜻일까? 토끼의 뿔은 없다고 할 필요가 없는데 다시 없다고 말하고, 소의 뿔은 있다고 할 필요가 없는데 다시 있다고 말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은 다만 마음이 곧 부처라는 뜻일 뿐이고,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는 말은 다만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는 뜻일 뿐이다.   
兎角是無, 不用無;牛角是有, 不用有. 則有無俱不立耶? 兎角無不用, 更言無;牛角有不用, 更言有. 則卽心卽佛, 
但卽心卽佛;非心非佛, 但非心非佛也.

​심문담분(心聞曇賁)의 염

“조산은 넘치도록 하지도 않았고 모자라도록 하지도 않았으니 양편에 모두 공평했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격을 벗어난 구절이 되지는 못했다. 격을 벗어난 구절을 알고자 하는가? 홀로 서서 모든 것을 벗어나니 함께 할 짝이 없고, 온몸에 오고간 자취를 드러내지 않는다.”
心聞賁拈云, “曺山, 不敎剩不敎欠, 可謂兩平. 然則未是出格句. 要識出格句麽? 獨立超然無伴侶, 通身不顯去來蹤.”

​[설화]

​조산의 견해는 비록 모자라거나 넘치지는 않지만 여전히 자취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心聞:曺山地, 雖然不敎欠剩, 猶有蹤迹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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