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4칙 운문동산 雲門東山
[본칙]
운문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모든 부처님이 속박을 벗어난 경지는 어떤 것입니까?” “동산이 물 위로 흐른다.”
雲門因僧問, “如何是諸佛出身處?” 師云, “東山水上行.”
[설화]
모든 부처님이 속박을 벗어난 경지:삼세(三世) 모든 부처님의 본원을 가리킨다.1)
동산이 물 위로 흐른다:무생2)의 도리를 나타내지만, 동산과 물에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운문에게는 3구가 있다.3) 하늘과 땅 전체를 감싸서 덮는 구절, 모든 번뇌망상의 흐름을 끊는 구절, 물결을 따르고 흐름을 쫓아가는 구절이 그것이다. 때와 기틀에 따라 한 구절을 적절하게 말하면 그 한 구절의 말에 세 구절의 요지를 모두 갖추게 된다. 한 구절이란 어떤 구절이며, 어떻게 세 구절을 분별할 수 있을까? 만약 분별하지 못한다면 운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분별한다면 또한 어떻게 분별한다는 것일까?
諸佛出身處者, 三世諸佛本源也. 東山水上者, 無生也, 東山水義不無也. 雲門有三句, 函盖乾坤, 截斷衆流, 隨波逐浪.
隨時隨機, 下得一句, 一句語, 皆具三句言. 一句是何句? 又作麽生辨得三句? 若辨不得, 不會雲門意;若也辨得,
又作麽生辨得?
1) 출신(出身)이라는 말은 과거시험에 합격한 신분이나 관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세간의 이러한 뜻을 빌려와
수행자로서 모든 속박과 얽매임을 벗어나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本源]을 비유한다.
2) 無生.생성도 소멸도 없는 무생멸(無生滅)의 이치. 교설상 근본도리를 나타낸다.
3) 운문삼구(雲門三句).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이 함개건곤(函蓋乾坤)·목기수량(目機銖兩)·불섭만연
(不涉萬緣) 등으로 제시한 3구에 대하여 그 제자인 덕산연밀(德山緣密)이 함개건곤·절단중류(截斷衆流)·
수파축랑(隨波逐浪) 등의 3구로 바꾸어 정리한 것이다.『雲門廣錄』권하 大47 p.576b19,『人天眼目』권2「三句」
大48 p.312a7,『五家宗旨纂要』권하「雲門三句」卍114 p.555a9 등에 수록되어 있다.
장산법천(蔣山法泉)의 송
동산이 물 위로 흐른다 하는구나!
속박 벗은 경지 매우 분명하도다.
무수히 많은 부처님 잘 살펴보라!
파도가 사방에서 일어나리라.
蔣山泉頌, “東山水上行! 出處甚分明. 好看塵沙佛! 波濤四面生.”
[설화]
‘그는 머무는 국토가 따로 없는데, 어디서 그를 만나려 하는가?’4)라는 뜻이다.
蔣山:渠無國土, 何處逢渠也.
4) 석상경저(石霜慶諸 807~888)의 말. “어떤 학인이 협산(夾山)에게 물었다. ‘티끌을 파헤쳐 부처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뜻입니까?’ ‘본분사를 알고자 하면 반드시 칼을 휘둘러야 한다. 만약 칼을 휘둘러 모두 제거하지
않는다면 어부가 나무 위의 새둥지에 사는 격이다.’ 그 학인이 나중에 석상에게 묻자 석상이 말했다. ‘그는
머무는 국토가 따로 없는데, 어디서 그를 만나려 하는가?’”(『聯燈會要』권 21「夾山善會章」卍136 p.774a18.
僧問, ‘撥塵見佛時, 如何?’ 師云, ‘欲知此事, 直須揮劍. 若不揮劍, 漁父棲巢.’ 僧後問石霜, 霜云, ‘渠無國土,
甚處逢渠?’) 『宏智廣錄』 권2 大48 p.24c9 등에도 수록되어 있다.
진정극문(眞淨克文)의 송1
눈앞에 길이 있으나,
누가 모든 곳으로 통하는 줄 알까?
동산이 물 위로 흐른다고 하니,
그 뜻 구하는 자 아득히 멀어지리.5)
眞淨文頌, “目前有路, 誰解通方? 東山水上, 求者茫茫.”
5) 이뜻으로도 저뜻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대혜종고(大慧宗杲)가 운문의 이 화두를 참구하다가
스승인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경계와 같다. “이 도리는 마치 개가 뜨거운 기름 솥을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핥으려 하여도 핥을 수 없고, 버리려 해도 버릴 수 없습니다.”(『大慧語錄』권17 大47
p.883b2.這箇道理, 恰如狗看著熱油鐺相似.要舐又舐,不得;要捨又捨,不得.)
[설화]
이 공안에 대해 분별하며 뜻을 구하지 말라는 뜻이다.
眞淨:莫向這裏尋討.
진정극문의 송2
모든 부처님이 속박 벗어난 경지여!
동산이 물 위로 흐른다고 하네.
눈앞에서 손가락 한 번 튕기는 찰나에,
그 어디에나 드러나 대단히 분명하도다.
해와 달이 지나가고,
부처님 손과 나귀 다리를 드러내는 것도,6)
모두 이 힘을 입은 덕택이니,
말을 벗어나 미혹된 중생을 제도하노라.
又頌, “諸佛出身處! 東山水上行. 目前一彈指, 徧現煞分明. 日面月面過, 佛手驢脚呈, 皆承此箇力, 言外度迷情.”
6) 황룡혜남(黃龍慧南)이 평생 학인들에게 제기한 세 가지 관문[黃龍三關]중 두 가지. “황룡은 방에서 항상
학인들에게 출가한 이유와 속가의 내력을 물었다. 그들에게 ‘사람마다 모두 태어난 인연[生緣]이 있는데,
상좌의 인연은 어떤 것인가?’라고 묻고, 다시 그 기틀에 부합하는 문답을 나누며 칼날과 같이 예리한 변설을
내둘렀다. 손을 펼쳐 보이면서 ‘나의 손이 부처님 손과 비교하여 어떤가?’라고 묻는가 하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종사들에게 법을 듣고 얻은 내용에 대하여 묻기도 하였다. 또한 다리를 내려뜨리며 ‘나의 다리는
나귀 다리와 비교하여 어떤가?’라고 묻기도 하였다. 30여년 동안 이 세가지 질문을 펼쳐 보였으나, 보통
학인들 중 대부분이 그 기틀과 부합하지 못했으니, 총림에서는 다들 이것을 가리켜 세 개의 관문[三關]이라
했다.”(『黃龍語錄』大47 p.636c16. 師室中常問僧, 出家所以, 鄉關來歷. 復扣云, ‘人人盡有生緣處,
那箇是上座生緣處?’ 又復當機問答, 正馳鋒辯. 却復伸手云, ‘我手何似佛手?’ 又問諸方參請宗師所得.
却復垂脚云, ‘我脚何似驢脚?’三十餘年,示此三問,往往學者多不湊機,叢林共目爲三關.)
[설화]
눈앞에서 ~ 분명하도다: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짧은 찰나에 분명하게 속박을 벗어난 경지가 드러난다는 뜻이다.
해와 달이 ~ 드러내는 것도:이 경지에 이르면 해와 달, 부처님 손과 나귀의 다리 등 모든 것이 갖추어진다는 뜻이다.
모두 이 힘을 입은 덕택:‘모두가 그의 힘을 입은 덕택이다’라고 하는 말과 같다.
말을 벗어나 미혹된 중생을 제도하노라:이 말 밖으로 벗어나서 별도로 도리를 만들어내어 생각하는 것이 바로 미혹된 중생이다.
又頌:目前至分明者, 一彈指頃, 分明現露也. 日面云云至呈者, 到此, 日面月面, 佛手驢脚, 一切具足也. 皆承此个力者,
如云皆承渠力也. 言外度迷情者, 離此言外, 別作道理, 是迷情也.
진정극문의 송3
또, 어떤 학인이 “대중들 중에는 무사(無事)라는 관념으로 이 화두를 헤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하자 다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보통 무사라는 관념을 가지고 이해하지만, 무사는 사람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다네.
유사라고도 무사라고도 생각하지 말아야, 신령한 소리7)가 쪼개어져 속을 드러내리.
고요한 그것이 비록 다른 소리로 응해도, 그 적막한 본질은 분별하여 알 수 없다네.
당연히 그러하다, 모든 변화의 근원이여!
그 모든 것이 단지 현재에 속할 뿐이라네.”
又因僧曰, “衆中多以無事商量.” 師復成頌曰, “多將無事會, 無事困人心. 有無俱勿念, 自可剖靈音. 落落雖殊應,
寥寥不在尋. 宜哉萬化首! 都只屬于今.”
7) 영음(靈音). 신선의 음악. 또는 경전을 읽는 청정한 소리[梵音] 등을 말한다. 경전이나 어록이 전하고자
하는 본래의 뜻을 나타낸다.
[설화]
고요한 그것이 ~ 분별하여 알 수 없다네:비록 대상에 응하여 변화하면 여러 가지 차별이 있지만, 언어의 구절을 가지고 분별하며 찾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당연히 그러하다 ~ 현재에 속할 뿐이라네:헤아릴 수 없는 겁의 시간 동안 이루어진 모든 일이 단지 지금의 현상에 있을 뿐이니, 현재의 모든 일이 바로 모든 변화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落落云云至尋者, 雖然應化差殊, 不可以言句尋討也. 宜哉云云者, 塵劫來事, 只在如今, 則如今之事, 便是萬化之首也.
개암붕의 송
신부가 신랑이 추하여 싫다 말하지만,
그러한 예는 있은 적이 없었다네.
짝지은 암탉은 수탉을 쫓아 날고,
짝지은 암캐는 수캐를 따라 뛰네.8)
介庵朋頌, “婦嫌新婿醜, 條貫未曾有. 嫁雞逐雞飛, 嫁狗屬狗走.”
8) 여자는 결혼한 후에는 남편이 좋거나 싫거나 따라야 한다는 옛날의 속담이다. 여기서는 상대의 수준에
맞게 말을 전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설화]
부처를 만나면 부처에게 알맞은 말을 하고,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에 적절한 말을 하며, 아귀를 만나면 아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한다는 뜻이다.
个庵:逢佛說佛, 逢阿羅漢說阿羅漢, 逢餓鬼說餓鬼也.
진정극문의 거
“나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처님이 속박을 벗어난 경지는 어떤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다만 그에게 ‘큰 우물로부터 멀리 떠나서 보배가 묻힌 산으로 깊숙이 들어가라’고 말해 줄 것이다. 대중들이여, 말해 보라! 이 말이 운문의 뜻과 같은가, 다른가? 만일 어떤 납승이 나와서 ‘이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다고 같다느니 다르다느니 말하는가!’라고 한다면, 이 또한 만나기 어려운 대단한 자이다. 그러나 반드시 이 경지에 실제로 도달해야만 하며, 만약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성급하게 도달하려 해서는 안 된다.”
眞淨文, 擧此話云, “泐潭卽不然. 若有人問, ‘如何是諸佛出身處?’ 但向伊道, ‘遠離洪井, 深入寶山.’ 大衆, 且道! 是同是別?
忽有个衲僧出來云, ‘這裏, 是什麽所在, 說同說別!’ 也難得. 須是實到這田地, 始得, 若未到, 且不得草草.”
[설화]
큰 우물로부터 멀리 떠나서 ~ 깊숙이 들어가라:눈앞에 드러난 현상을 가리킨다. 운문의 대답도 소심했으므로 이 자리에서 대담한 마음을 보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예상대로 ‘이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다고 같다느니 다르다느니 말하는가!’라고 하는 자를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비록 이와 같이 말하더라도 그 뜻을 이해해야 된다는 뜻이다.
眞淨:遠離云云者, 現前事也. 雲門猶是小膽故, 於此放大膽也. 果然這裏有什麽所在, 說同說別. 雖然伊麽道, 須會其意,
始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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