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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제011칙 - 020칙

[제011칙] 당주조한(噇酒糟漢. 술지게미 먹고 취해 다니는 놈들) - 황벽화상과 술 찌꺼기나 먹은 놈(酒糟漢) “수행자 흉내낸다고 깨달음 얻어지지 않는다” [수시] 부처님과 조사들의 큰 솜씨를 모두 제 손아귀에 넣고, 하늘과 사람 온갖 생명들이 모두 그의 지시를 받으며, 대수롭지 않은 일구일언으로 모든 무리를 놀라 움직이게 하고, 일거수 일투족으로 사슬을 쳐서 깨고 목에 씌운 칼을 부수며, 향상의 길에 있는 이들을 만나면 향상의 일로 이끄는 사람이 있다. 자 말해보아라. 어떤 사람이 일찍이 그런 일을 해 보였는가를. 이 말의 가리키는 곳을 이제 알았는가를 ... [본칙]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가 술지게미(술찌꺼기)나 먹고 진짜 술을 마신 듯이 취해 다니는 놈들이다. 할 일 없이 ..

벽암록 제001칙 - 010칙

[제001칙] 불식(不識. 모른다) - 달마대사와 양무제 [수시] 산 너머에 연기가 오르면 불이 난 줄 알고, 담 너머 뿔이 보이면 소인 줄 알며, 하나를 들으면 셋을 알고, 눈짐작이 저울눈보다 정확하다는 따위는 선가에서는 밥 먹고 차 마시듯 당연한 일이다. 온갖 흐름을 끊게 되면, 동에서 솟고 서로 사라지고, 거꾸로 하고 바로 하고, 세우고 눕히고, 주고 받음에서 자유자재하게 된다. 바로 이렇게 되었을 때, 자 말해 보아라, 이러한 사람의 딛고 가고자 하는 곳, 의도하는 바를 ... [본칙] 양무제가 달마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근본이 되는 가장 성스러운 진리입니까?" "텅 비어 성스럽다 할 것도 없습니다." "나와 마주한 당신은 누구입니까?" "모르겠습니다." 무제는 그 뜻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당나라 의정법사

의정법사(Yijing 義淨 635〜713)는 중국 당나라 때 승려이다. 속명은 장문명(Zhang Wenming 張文明)이다. 25년간 스리위자야 왕국에서 머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스리위자야 왕국 뿐 아니고 중국과 인도 날란다 대학 사이를 오가면서 여러 왕국들에 대한 정보도 기록하여 전해주고 있다. 그는 다수의 산스크리트어 텍스트를 중국어로 번역했으며, 인도 날란다 학풍을 중국에 도입하는데 큰 역할을 했는데, 중국에서는 그의 공식 칭호를 삼장법사의정(Tripiṭaka Dharma Master Yijing三藏法師義淨)이라고 부른다. 의정삼장법사(義淨 635〜713)는 약 60권에 달하는 텍스트를 중국어로 한역(漢譯)했다. 그가 한역한 경전은 《물라사르바스티와다 위나야(Mūlasarvāstivāda V..

남해기귀내법전 제4권

31. 관목존의(灌沐尊儀) 三十一灌沐尊儀 수행하고 공경하는 근본으로 삼존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 계상(契想)의 원인이 어찌 사제(四諦)를 넘어서겠는가? 그런데도 진리는 그윽하고 깊으며 일은 거친 마음과는 거리가 있다. 성의(聖儀)에 물부어 씻겨 주는 것은 실로 모든 것을 제도하는 일이다. 큰 스승님은 비록 멸도하셨지만 그 형상은 아직 남아있어 마음을 지극히 하면 살아계시는 것과 같으니, 이치로 보아 마땅히 따르고 공경하여야 한다. 혹 향화를 늘 마련하여 청정한 마음이 생길 수 있게 하여도 되고, 또 항상 불상을 씻겨서 혼침한 업을 쓸어버려도 된다. 이렇게 마음을 두드린다면 드러나지 않은 이익을 스스로 거두어들이게 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권장한다면 유작(有作)의 공덕으로 아울러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니, ..

남해기귀내법전 제3권

19. 수계궤칙(受戒軌則) 十九受戒軌則 서쪽 나라에서 출가의 법도는 모두가 성인의 제도를 갖추고 있는데 상세한 것은 백일갈마(百一羯磨)에서 밝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다만 간략하게 그 단면만을 지적하겠다. 西國出家軌儀,咸悉具有聖制,廣如百一羯磨,此但略指方隅。 발심한 바를 따라 출가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마음으로 즐거워하는데 한 스승 옆에 이르러 그의 본뜻을 말하면 그 스승은 곧 방편으로 그에게 어려운 일을 물어 본다. 즉 부모를 살해하지 않았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한다. 전에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경우 허락하여 거두어 드리겠다고 말한다. 諸有發心欲出家者,隨情所樂到一師邊陳其本意,師乃方便問其難事,謂非害父母等。難事旣無許言攝受。 이 거두어 드림을 받고 나서 혹 열흘에서 한 달까지 그로 하여금 마음..

남해기귀내법전 제2권

남해기귀내법전 제2권 南海寄歸內法傳卷第二 10. 의식소수(衣食所須) 무릇 의지함이 필요한 누추한 몸은 옷과 음식의 도움을 빌려야 비로소 생명을 건져갈 수 있고, 다시 태어나지 않는 묘한 지혜는 적멸(寂滅)의 진리에 의거해야만 비로소 흥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가 옷을 입고 음식을 먹는 것이 율의에 어긋난다면 곧 걸음걸음마다 죄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투명하게 맑은 마음이 궤도(軌道)를 잃게 되면 생각생각마다 미혹됨을 이루게 될 것이다. 原夫有待累形,假衣食而始濟;無生妙智,託滅理而方興。若其受用乖儀,便招步步之罪;澄心失軌,遂致念念之迷。 이런 이유 때문에 의식(衣食)을 수용하는 가운데 해탈을 구하는 사람은 성인의 말씀에 순응해서 수용하여야 하며, 투명하게 맑은 마음이 있는 곳에 자리 잡아 진리를 실현하는 사람은..

남해기귀내법전(南海寄歸內法傳) 1권

번역(翻經) 삼장(三藏) 사문(沙門) 의정(義淨) 찬(撰) 의정 지음 이창섭 번역 翻經三藏沙門義淨撰 무릇 삼천세계[三千]가 처음 세워지자 이에 만물을 융성하게 할 기틀이 갖춰졌고, 백억 세계[百億]도 이미 형성되었으나 아직 사람과 만물의 질서는 생성되지 않았다. 세계(世界)는 텅 비어있었고, 해와 달도 아직 운행하지 않았으며, 음양의 순환[慘舒]1)도 실로 고요히 머물러 있어 음양(陰陽)을 분별할 수도 없었다. 이에 정천(淨天)2)이 세상에 내려오게 되자 신광(身光)3)이 저절로 좇아 이 세상을 비추게 되어, 땅[飡地]이 비옥하게 되었고 중생[生貪]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임등(林藤)4)과 향도(香稻)5)가 잇달아 생겨나 이것을 먹게 되었다. 原夫三千肇建,爰彰興立之端;百億已成,尚無人物之序。旣空洞於世界,則日..

쿳다까 니까야 해제

1)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과 직계 제자들의 가르침(법)을 담고 있는 빠알리 경장은 5부 니까야(Nikaya, 묶음)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것은 (1) 디가 니까야(Digha Nikaya, 길게 설하신 경들의 모음) (2) 맛지마 니까야 (Majjima Nikaya, 중간 길이의 경들의 모음) (3) 상윳따 니까야(Samyutta Nikaya, 주제별 경들의 모음) (4) 앙굿따라 니까야(Anguttara Nikaya, 숫자별 경들의 모음) (5) 쿳다까 니까야(Khuddaka Nikaya, 그 외 여러 가르침의 모음)이다. 이 가운데 는 15개 경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은 (1) 쿳다까빠타(Khuddakapatha, 소송경 小誦經), (2) 담마빠다(Dhammapada, 법구경 法句經)..

분석적 통찰의 지혜

1.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한때에 세존께서는 바라나시의 이시빠따나에 있는 사슴동산에 머무셨다. 거기에서 세존쩨서는 다섯 무리의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출가자는 이와 같은 두 가지 극단을 멀리해야 한다. '둘'이란 무엇인가? 감각적 쾌락에 관련하여 감각적 쾌락에 대한 탐닉은 하천하고, 비천하고, 범속하고, 거룩하지 못하고, 이익이 되지 못하며, 자신에 대한 고행의 탐닉은 하천하고, 범속하고, 거룩하지 못하고, 이익이 되지 못한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이 두 가지 극단을 멀리하여 중도를 완전히 깨달은 바, 이러한 중도는 눈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고, 평안(寂靜.적정), 철저한 앎(證智.증지), 완전한 깨달음(正覺), 열반으로 이끈다. 비구들이여, 여래가 완전히 깨달은 바, 눈을 만들고, 지혜..

교리 이야기 2022.06.06

화엄경(華嚴經)이란 어떤 경전인가

1. 화엄경의 위치 화엄경은 부처님을 말한다. 화엄경의 자세한 이름은 이다. 범어(산스크리트어)로는 라고 하는데 이것을 번역해서 이라고 한다. 이것은 의 자세한 이름이 인 것과 같다.Mahavaiplya-buddha-ganda-vyuha-sutra 과 은 대승불교 경전을 대표하는 것이다. 이 두 개의 경전이 한마디로 무엇을 설명하고 있느냐 하면 은 부처님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방광불(大方廣佛)'이란 곧 부처님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은 무엇을 설하고 있느냐 하면 '묘법(妙法)'이라는 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에서 묘법이란 제법실상(諸法實相)을 뜻하는 것이다. 의 불(佛)은 대비로자나불(大毘盧遮那佛)이다. 그래서 옛부터 을 불(佛)을 말하는 경, 은 법(法)을 말하는 경이라고 구분해 왔다. '대방광불..

운문록

운문록 해제 해제(解題) 운문종(雲門宗)의 종조인 운문 문언(雲門文偃:865~949)스님은 소주(蘇州) 가흥(嘉興)에서 태어나 17세에 공왕사(空王寺) 지징율사(志澄律師)에게 출가 하였고, 비릉계단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그리고는 목주 도종(睦州道宗_스님을 참례하고 다시 설봉 의존(雪峰義存)스님을 찾아가서 수년간 정진하여 마침내 인가받았다. 그 뒤 제방을 다니며 법을 묻다가 소주 영수원(靈樹院) 지성(知聖)스님 회하에서 수좌(首座)가 되었으며, 지성스님이 입적하신 뒤(920) 당시의 황인 광주 유씨(廣州劉氏)의 청으로 그 법회를 이었다. 몇 년 뒤 운문산으로 처소를 옮기고(925년) 폐허된 절을 수리하여 광태선원(光泰禪院)이라 이름하고 제방의 납자들을 지도하였는데 후당(後唐) 장흥(長興) 원년(930년)이..

한국 역대 선사의 오도송

1. 영파선사 七日關中亦有言(칠일관중역유언) 威音雷若震乾坤(위음뢰약진건곤) 欲聆無說傳千古(욕영무설전천고) 秋夜寒鐘掛寺門(추야한종괘사문) 7일 동안 관중에서 부처님의 법음소리 들었네, 위엄스런 우레소리 천지를 진동했다. 말없이 말한 천고의 진리를 알고 싶었는데, 가을밤 찬 종소리 절문에 걸렸도다. 2. 원효대사 知心生故種法生(지심생고종법생) 心滅故 不二(심멸고촉루불이) 마음이 생기면 만물의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멸하면 무덤, 해골물이 둘이 아님을 깨달았구나. 3. 경허선사 忽聞人語無鼻孔(홀문인어무비공) 頓覺三千是我家(돈각삼천시아가) 六月 巖山下路(유월연암산하로) 野人無事太平歌(야인무사태평가)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 나 ..

황룡록

황 룡 록 황룡 4가어록 서 (黃龍四家語錄序) 말로써 충분하다면 종일 말해서 도를 다 말하겠으나, 말로는 부족하니 종일 말해도 사물을 다 말할 뿐이다. 그러므로 충분하다 부족하다 함은 둘 다 틀리는 것인데 세상사람이 어찌 그런 줄 알겠는가. 황룡스님의 4세 법손인 혜천(惠泉)스님이 적취(積翠), 회당(晦堂), 사심(死心), 초종(超宗)의 4가어록을 손수 써 놓고 내게 서문을 쓰라 하였다. 저 네 분 대사(大士)는 강서(江西)에서 선종의 불꽃같은 분이니 혹은 마조(馬祖)스님의 후신이라 전하고 혹은 대위(大 )스님의 법석을 지켰다고 하며 혹은 번개에 천둥소리 따르듯 하고, 혹은 6근이 훌륭하게 익어져[熱] 무너지지 않았다 하니 그 참되고 명예로운 도풍을 천하 사람들이 우러러보았다. 기봉을 한번 건드리면 만 ..

양기록

양기록 담주 운개산 회화상 어록 서 (潭州雲蓋山會和尙語錄序) 이씨(李氏)가 세운 당나라에 선(禪)으로 걸출한 자가 있으니 마조(馬祖)대사가 강서(江西)땅 늑담사( 潭寺)에 살면서 문도 84명을 배출해냈다. 그 가운데 두각을 나타낸 자로서는 오직 백장 회해(白丈懷海)스님 한분이 대기(大機)를 얻고 회해스님이 배출한 황벽 희운(黃蘗希運)스님이 대용(大用)을 얻었을 뿐, 그 나머지는 남의 말이나 따라 읊어대는 사람들이었다. 희운스님이 남원 혜옹(南院慧 )스님을 배출하였고, 혜옹스님이 풍혈 연소(風穴延沼)스님을 배출하였으며, 연소스님이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을, 성념스님이 분양 선소(汾陽善昭)스님을, 선소스님이 자명 초원(慈明楚圓)스님을, 초원스님이 양기 방회(楊岐方會)스님을 배출하였다. 방회스님은 처음 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