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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상윳따 - 제5장 장자 품(Gahpati vagga. S12:41-S12:50)

실론섬 2014. 5. 2. 23:47

제5장 장자 품
Gahapati-vagga (SN 12.41-50)

 

pañcaverabhayasuttaṃ (SN 12.41-다섯 가지 증오와 두려움 경)

41.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아나타삔디까 장자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앉았다. 한 쪽에 앉은 아나타삔디까 장자에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장자여, 성스러운 제자가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하여, 네 가지 예류[과]의 요소를 갖추고,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릴 때, 그는 원하기만 하면 스스로에 대해서 선언할 수 있습니다(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옥을 벗어났고, 축생의 모태를 벗어났고, 아귀계를 벗어났고, 고통스러운 곳, 비참한 곳, 험난한 곳을 벗어났다. 나는 흐름에 든 자[예류자.預流者]여서,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졌고 해탈이 확실하며 완전한 깨달음으로 나아간다.'라고.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pancaverabhaya)'는 두려움(공포)(bhayani)와 증오(적의)(verani)로 되어있는 복합어이다. 이는 공포와 적의로도, 무서운 공포로도, 두려운 적의로도,죄악의 공포로도 번역할 수 있다. 여기서는 우리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용어인 증오로 번역하는게 무난하다고 생각하여 증오로 번역한다. 

*'네 가지 예류과를 얻은 자의 구성요소란,흔들리지 않는 삼보와 계행에 대한 청정한 믿음을 의미하거나 또는 참된 사람과 사귀는 것, 올바른 가르침을 배우는 것, 이치에 맞게 마음을 기울이는 것,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고귀한 이치'로 번역한 원어는 ariya naya 이다, 붓다고싸는 Srp.ii.73에서 '고귀한(ariya)'에 대해 '잘못이 없는, 시비가 없는'이라고 설명하고, '이치(naya)'는 조건적 발생, 즉 연기 또는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팔정도)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떤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합니까?

장자여, 생명을 해치는 자는 생명을 해치는 행위의 조건으로부터 현재의 삶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고, 다음 세상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며, 마음속으로 괴로움과 고뇌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는 생명을 해치는 행위를 멀리 떠남으로써 그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합니다.


장자여,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자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행위의 조건으로부터 현재의 삶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고, 다음 세상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며, 마음속으로 괴로움과 고뇌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는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행위를 멀리 떠남으로써 그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합니다.   

 

장자여, 음행에 대한 삿된 행위를 하는 자는 음행에 대한 삿된 행위를 하는 조건으로부터 현재의 삶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고, 다음 세상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며, 마음속으로 괴로움과 고뇌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는 음행에 대한 삿된 행위를 멀리 떠남으로써 그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합니다.    

 

장자여, 거짓을 말하는 자는 거짓을 말하는 행위의 조건으로부터 현재의 삶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고, 다음 세상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며, 마음속으로 괴로움과 고뇌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는 거짓을 말하는 행위를 멀리 떠남으로써 그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합니다.      

장자여, 술과 발효액 등 취하게 하는 것으로 인해 방일하게 머무는 자는 술과 발효액 등 취하게 하는 것으로 인해 방일하게 머무는 행위의 조건으로부터 현재의 삶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고, 다음 세상에서도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키며, 마음속으로 괴로움과 고뇌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는 술과 발효액 등 취하게 하는 것으로 인한 방일한 머묾을 멀리 떠남으로써 그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합니다.        

 

어떤 네 가지 예류의 요소를 갖춥니까?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붓다(buddha.佛)에 대한 분명하고 완전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진다. ‘이렇게 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araham]이시며, 모든 법을 바르게 완전히 깨달은 분(samma sambuddho)이시며, 명지와 실천을 구족한 분(vijjacaranasampanna)이시며, 열반으로 잘 가신 분(sugato)이시며, 중생들의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lokavidu)이시며, 위 없으신 분(anuttaro)이시며, 어리석은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purisadhammasarathi)이시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satthadevamanusam)이시며, 깨달은 분(buddho)이시며,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세존)(bahgava)이시다.’라고.   

 

법에 대한 분명하고 완전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진다.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현재에서 증명되는 것이고, 때를 가리지 않고 과보가 있는 것이고, 와서 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잘 열반으로 인도하는 것이고, 지혜있는 자 누구나 스스로 증득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승가에 분명하고 완전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닌다.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길을 잘 걷고 있으며,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길을 바르게 걷고 있으며,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길을 지혜롭게 걷고 있으며,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길을 충실하게 걷고 있으니, 저 네 쌍의 분들[四雙] 여덟 단계에 계신 분들[八輩]이시다. 이러한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공양을 올려 마땅하며, 시중들어 마땅하며, 보시하여 마땅하며, 합장드려 마땅하며, 이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이시다.’라고 


'깨지지 않고, 끊어지지 않고, 얼룩지지 않고(오점이 없고), 벗어나게 하고, 현자들이 칭찬하고, (성취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삼매로 이끄는' 성자들이 지니는 계를 갖춥니다.

이런 네 가지 예류의 요소를 갖춥니다.

 

*예류자의 구성요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예류[도道]를 얻기 위한 예비단계의 구성요소이고, 둘째는 예류[과果]를 얻은 자의 구성요소이다. (1)예류[도]를 얻기 위한 예비단계의 구성요소는 ①바른 사람을 섬김 ②정법을 경청함 ③지혜롭게 마음집중하고 새김 ④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을 닦음의 네 가지이다. (2) 예류[과]를 얻은 자의 구성요소는 본문의 내용과 같다.

 

어떤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립니까?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연기에 대해 이치에 맞게 마음을 냅니다.
‘이것이 있을 때 이것이 있다. 이것이 일어날 때 이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을 때 이것이 없다. 이것이 소멸할 때 이것이 소멸한다. 즉 무명을 조건으로 행들(형성)이, 행들을 조건으로 의식이, 의식을 조건으로 정신∙물질이, 정신∙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가,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이,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발생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한다.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하면 행들이 소멸하고, 형성이 소멸하면 의식이 소멸하고, 의식이 소멸하면 정신∙물질(명색)이 소멸하고, 명색이 소멸하면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고,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면 감각접촉이 소멸하고, 감각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면 갈애가 소멸하고, 갈애가 소멸하면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소멸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라고.
이런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립니다.

 

장자여, 성스러운 제자가 이러한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하여, 네 가지 예류[과]를 요소를 갖추고,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릴 때, 그는 원하기만 하면 스스로에 대해서 선언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옥을 벗어났고, 축생의 모태를 벗어났고, 아귀계를 벗어났고, 고통스러운 곳, 비참한 곳, 험난한 곳을 벗어났다. 나는 흐름에 든 자여서,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졌고, 해탈이 확실하며 완전한 깨달음으로 나아간다.’라고."   

 

dutiyapañcaverabhayasuttaṃ (SN 12.42-다섯 가지 증오와 두려움 경2)

42.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비구들이여, 성스러운 제자가 이러한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하여, 네 가지 예류[과]를 요소를 갖추고,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릴 때, 그는 원하기만 하면 스스로에 대해서 선언할 수 있다. ‘나는 지옥을 벗어났고, 축생의 모태를 벗어났고, 아귀계를 벗어났고, 고통스러운 곳, 비참한 곳, 험난한 곳을 벗어났다. 나는 흐름에 든 자여서,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졌고, 해탈이 확실하며 완전한 깨달음으로 나아간다.’라고."

 

어떤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하는가?

비구들이여, 생명을 해치는 자는 ··· 비구들이여,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자는 ··· 비구들이여, 음행에 대한 삿된 행위를 하는 자는 ··· 비구들이여, 거짓을 말하는 자는 ··· 비구들이여, 술과 발효액 등 취하게 하는 것으로 인해 방일하게 머무는 자는 ··· 이것이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가라앉히는 것이다. 이런 다섯 가지 두려움과 증오를 극복한다.

 

어떤 네 가지 예류의 요소를 갖추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붓다에 대한 분명하고 완전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 법에 대한 ··· 승가에 대한 ··· '깨지지 않고, 끊어지지 않고, 얼룩지지 않고(오점이 없고), 벗어나게 하고, 현자들이 칭찬하고, (성취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삼매로 이끄는' 성자들이 지니는 계를 갖춘다. 이런 네 가지 예류의 요소를 갖춘다.


어떤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리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연기에 대해 이치에 맞게 마음을 낸다. ‘이것이 있을 때 이것이 있다. 이것이 일어날 때 이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을 때 이것이 없다. 이것이 소멸할 때 이것이 소멸한다. 즉 무명을 조건으로 행들이이, 행들을 조건으로 의식이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 무더기가 발생한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하면 행들이 소멸하고, 행들이 소멸하면 의식이 소멸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 무더기가 소멸한다.’라고. 이런 고귀한 이치를 지혜로 잘 보고 알아차린다."

 

dukkhasuttaṃ (SN 12.43-괴로움 경)

43.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일어남과 소멸에 대해서 설할 것이다. 그것을 듣고 잘 사고하라. 나는 말하겠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괴로움의 일어남인가?
눈과 형색을 연(緣)하여 시각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접촉을 연하여 느낌이, 느낌을 연하여 갈애가 있다. 이것이,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일어남이다. 

귀와 소리를 연(緣)하여 청각의식이 일어난다. ··· 코와 냄새를 연하여 후각의식이 ··· 혀와 맛을 연하여 미각의식이 ··· 몸과 감촉을 연하여 촉각의식이 ··· 마음과 법(마음현상)을 연하여 마음의 의식(식별작용)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접촉을 연하여 느낌이, 느낌을 연하여 갈애가 있다. 이것이,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일어남이다.

 

*연(緣)하여 = 조건으로

 

비구들이여, 무엇이 괴로움의 소멸(사라짐)인가?
눈과 형색을 연(緣)하여 시각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접촉이다. 접촉을 연하여 느낌이, 느낌을 연하여 갈애가 있다. 이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지고 소멸하면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소멸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이것이,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소멸이다.

귀와 소리를 연하여 청각의식이 일어난다. ··· 코와 냄새를 연하여 ··· 혀와 맛을 연하여 ··· 몸과 감촉을 연하여 촉각의식이 ··· 마음과 법을 연하여 마노의 의식(식별작용)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연하여 갈애가 있다. 이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지고 소멸하면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소멸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이것이,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소멸이다.”

 

*6근과 6경을 조건으로 6식이 생겨난다: 이 초기경전 가운데 일체(一切)를 설명하는 3과설(三科說)의 원리에 함축되는 18계를 설명한 것이다. 구사론(俱舍論)에 의하면 열 두 영역(12처)으로 분류할 경우에는 6근이 주관, 6경이 객관이 되지만, 열 여덟 영역(18계)으로 분류할 경우에는 6식이 주관이 되고 6근과 6경은 객관이 된다. 여기서 6식을 제외하면 6근과 6경은 각각의 대등 관계는 분리할 수 없는주객이 하나의 장으로 연결되어 열 두가지 감각장소(영역)(처.處 ayatana)이라고 불린다. 3과설의 각각의 번역용어는 다음과 같다.

①6근 : 시각(眼.안. cakkhu), 청각(耳.이. sota), 후각(鼻.비. ghana), 미각(舌.설. jivha), 촉각(身.신. kaya), 정신(意.의. manas)

②6경 : 형상(色.색. rupa), 소리(聲.성. sadda), 냄새(香.향. gandha), 맛(味.미. rasa), 감촉(觸.촉. photthabba), 법(法.법. dhamma)
③6식 : 시각의식(眼識안식), 청각의식(이식), 후각의식(비식), 미각의식(설식), 촉각의식(신식), 마음의식(의식)

 

lokasuttaṃ (SN 12.44-세상 경)
44.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 “비구들이여, 세상의 일어남과 소멸을 설할 것이다. 그것을 듣고 잘 사고하라. 나는 말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이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무엇이 세상의 일어남인가?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시각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있다.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있다.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있다.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발생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세상의 일어남이다.
귀와 소리를 조건으로 ···
코와 냄새를 조건으로 ··· 혀와 맛을 조건으로 ··· 몸과 감촉을 조건으로 ··· 마음과 법(마음현상)을 조건으로 마음의 의식(식별작용)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 ···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발생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세상의 일어남이다.

 

비구들이여, 무엇이 세상의 소멸(사라짐)인가?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시각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 이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지고 소멸하면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세상의 소멸이다.
귀와 소리를 조건으로 ···
코와 냄새를 조건으로 ··· 혀와 맛을 조건으로 ··· 몸과 감촉을 조건으로 ··· 마음과 법을 조건으로 마음의 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 이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하기 때문에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세상의 소멸이다.”    

ñātikasuttaṃ (SN 12.45-냐띠까 경)
4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냐띠까 마을에 있는 긴자까바싸타 승원(벽돌집)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한적한 곳에서 홀로 머물던 세존께서는 이런 법문을 하셨다.

 

*나띠까(Natika) 마을은 밧지(Vajji) 족의 마을로 꼬띠가마(Kotigama)와 웨살리(Vesali) 사이에 있었다. 세존께서 처음 그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에 주민들은 매우 감동을 받아 긴자까바타(Ginjakavasatha)를 만들어 기증했다.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시각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발생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한다.
귀와 소리를 조건으로 ··· 코와 냄새를 조건으로 ··· 혀와 맛을 조건으로 ··· 몸과 감촉을 조건으로 촉각의식이 ··· 마음과 법(마음현상)을 조건으로 마음의 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발생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한다.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시각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 이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할 때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할 때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할 때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할 때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소멸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귀와 소리를 조건으로 ···
코와 냄새를 조건으로 ··· 혀와 맛을 조건으로 ··· 몸과 감촉을 조건으로 ··· 마음과 법을 조건으로 마음의 의식(식별의식)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 이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할 때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할 때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할 때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할 때 늙음·죽음과 슬픔·비탄·고통·근심·번민이 소멸한다.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라고.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의 말씀을 마음을 기울여 들으며 서 있었다. 세존께서는 그 비구가 마음을 기울여 들으면서 서 있는 것을 보셨다. 보고서 그 비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여, 그대는 이 법문을 들었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여, 그대는 이 법을 받아 지녀라. 비구여, 그대는 이 법을 배우라. 비구여, 그대는 이 법문을 명심하라. 비구여, 이 법문은 이익을 가져다주며 청정범행의 시작이다.”

 

aññatarabrāhmaṇasuttaṃ (SN 12.46-어떤 바라문 경)
46.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어떤 바라문이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만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그 바라문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고따마 존자시여, 행위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는 동일합니까(그가 짓고 그가 경험합니까)?”
“바라문이여, 행위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가 동일하다는 이것은 하나의 극단입니다.”


“그러면 고따마 존자시여, 행위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는 다릅니까(다른 이가 짓고 다른 이가 경험합니까)?”
“바라문이여, 행위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는 다르다는 이것은 두 번째 극단입니다. 바라문이여, 이러한 양 극단을 의지하지 않고 여래는 중(中)에 의해서 법을 설합니다. 
'무명을 조건으로 행들이 있다. 행들을 조건으로 의식이 있다.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한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할 때 행들이 소멸한다. 행들이 소멸할 때 의식이 소멸한다.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라고.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그 바라문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존자 고따마여, 불가사의합니다. 존자 고따마여, 경탄할만 합니다.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이, 혹은 감추어져 있는 것을 드러내듯이, 아니면 길을 잃고 헤매던 사람에게 길을 가르켜 주시듯, 또는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존자 고따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법)를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저는 존자 고따마께 귀의 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 합니다. 또한 그 제자들의 모임인 승가에 귀의합니다. 고따마 존자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jānussoṇisuttam (SN 12.47-자눗소니 경)

47.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자눗소니 바라문이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만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자눗소니 바라문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고따마 존자시여, 모든 것은 존재합니까?”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이것은 하나의 극단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까?”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것은 두 번째 극단입니다. 바라문이여, 이러한 양 극단을 의지하지 않고 여래는 중(中)에 의해서 법을 설합니다.  
'무명을 조건으로 행들이 일어나고, 행들을 조건으로 의식이 일어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할 때 행들이 소멸하고, 행들이 소멸할 때 의식이 소멸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합니다.’라고.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자눗소니 바라문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존자 고따마여, 불가사의합니다. 존자 고따마여, 경탄할만 합니다.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이, 혹은 감추어져 있는 것을 드러내듯이, 아니면 길을 잃고 헤매던 사람에게 길을 가르켜 주시듯, 또는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존자 고따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법)를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저는 존자 고따마께 귀의 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 합니다. 또한 그 제자들의 모임인 승가에 귀의합니다. 고따마 존자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lokāyatikasuttam (SN 12.48-세상의 이치에 능통한 자 경)

48.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세상의 이치에 능통한(세속철학을 신봉하는) 바라문이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만한 이야기를 나눈 뒤 한 곁에 앉았다. 세상의 이치에 능통한 바라문은 한 곁에 앉아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이 경을 세속철학경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세속철학(lokayatika)을 한역에서는 순세파(順世派)라고 한다. 서양학자들은 이들을 궤변론자(sophist)라고 번역한다. 순세(順世)라는 말 속에는 물질주의적이고 세속적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의 결론을 논리적인 귀결에 종속시키지 않고 변증적으로 끌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난받았다. 그들은 예를 들어 '까마귀는 희다. 왜냐하면 그의 뼈가 희기 때문이다. 백조는 붉다. 왜냐하면 거의 피가 붉기 때문이다'식의 허무맹랑한 이론까지 증명해 보일려고 시도했다.
붓다고사는 '모든 것은 존재한다'와 '모든 것은 하나이다'는 영원주의(상견)에 해당하고,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와 '모든 것은 다양한다'는 허무주의(단견)에 해당한다고 했다.

 

“고따마 존자시여, 모든 것은 존재합니까?”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이것은 첫 번째 세상의 이치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까?”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것은 두 번째 세상의 이치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모든 것은 하나의 성질을 가졌습니까?”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하나의 성질을 가졌다는 이것은 세 번째 세상의 이치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모든 것은 다양한 성질을 가졌습니까?”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다양한 성질을 가졌다는 이것은 네 번째 세상의 이치입니다.

바라문이여, 이러한 양 극단을 의지하지 않고 여래는 중(中)에 의해서 법을 설합니다.  

'무명을 조건으로 행들이 일어나고, 행들을 조건으로 의식이 일어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할 때 행들이 소멸하고, 행들이 소멸할 때 의식이 소멸하고 ··· 이렇게 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합니다.’라고.”

 

이렇게 말씀하시자 세상의 이치에 능통한 바라문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존자 고따마여, 불가사의합니다. 존자 고따마여, 경탄할만 합니다.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이, 혹은 감추어져 있는 것을 드러내듯이, 아니면 길을 잃고 헤매던 사람에게 길을 가르켜 주시듯, 또는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존자 고따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법)를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저는 존자 고따마께 귀의 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 합니다. 또한 그 제자들의 모임인 승가에 귀의합니다. 고따마 존자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ariyasāvakasuttaṃ (SN 12.49-성스러운 제자 경)

49.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 “비구들이여,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있을 때 무엇이 있고, 무엇이 일어날 때 무엇이 일어나는가? 무엇이 있을 때 행들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의식이 있는가? 무엇이 있을 때 정신∙물질(명색)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있고, 무엇이 있을 때 감각접촉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느낌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갈애가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집착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존재가 있고, 무엇이 있을 때 태어남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늙음∙죽음이 있는가?’라고.


그리고 비구들이여, 오직 여기에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의 다른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 앎이 있다.  

‘이것이 있을 때 이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날 때 이것이 일어난다. 무명이 있을 때 행들이 있고, 행들이 있을 때 의식이 있다. 의식이 있을 때 명색이 있고, 명색이 있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있고, 여섯 감각장소가 있을 때 감각접촉이 있고, 감각접촉이 있을 때 느낌이 있고, 느낌이 있을 때 갈애가 있고, 갈애가 있을 때 집착이 있고, 집착이 있을 때 존재가 있고, 존재가 있을 때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이 있을 때 늙음∙죽음이 있다.’라고. 그는 이렇게 철저히 안다. '이렇게 이 세상은 일어난다.'라고.


비구들이여,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없을 때 무엇이 없고, 무엇이 소멸할 때 무엇이 소멸하는가? 무엇이 없을 때 행들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의식이 없는가? 무엇이 없을 때 명색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없고, 무엇이 없을 때 감각접촉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느낌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갈애가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집착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존재가 없고, 무엇이 없을 때 태어남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늙음∙죽음이 없는가?’라고.

 

그리고 비구들이여, 오직 여기에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의 다른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 앎이 있다. 

‘이것이 없을 때 이것이 없고, 이것이 소멸할 때 이것이 소멸한다. 무명이 없을 때 행들이 없고, 행들이 없을 때 의식이 없다. 의식이 없을 때 명색이 이 없고, 명색이 없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없고, 여섯 감각장소가 없을 때 감각접촉이 없고, 감각접촉이 없을 때 느낌이 없고, 느낌이 없을 때 갈애가 없고, 갈애가 없을 때 집착이 없고, 집착이 없을 때 존재가 없고, 존재가 없을 때 태어남이 없고, 태어남이 없을 때 늙음∙죽음이 없다.’라고. 그는 이렇게 철저히 안다. '이렇게 이 세상이 소멸한다.'라고.

 

비구들이여, 성스러운 제자가 이렇게 세상의 일어남과 소멸을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 때 이것이 성스러운 제자는 견해를 갖춘 자라고도, 봄[見]을 갖춘 자라고도, 이런 정법에 도달한 자라고도, 이런 정법을 본다고도, 유학의 앎을 갖춘 자라고도, 유학의 명지를 갖춘 자라고도, 법의 흐름에 든 자라고도, 꿰뚫는 지혜를 가진 성자라고도, 불사(不死)의 문에 들어가서 머문다고도 불린다.”

 

dutiyāriyasāvakasuttaṃ (SN 12.50-성스러운 제자 경2)
50. 사왓티에 머물고 계셨다. “비구들이여,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이런 생각을 갖지 않는다. 
‘무엇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 무엇이 생겨나면 무엇이 생겨나는가? 무엇이 있을 때 행들이 있고(생겨나고), 무엇이 있을 때 의식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명색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있고, 무엇이 있을 때 감각접촉이 있고생겨나고, 무엇이 있을 때 느낌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갈애가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집착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존재가 있고, 무엇이 있을 때 태어남이 있고, 무엇이 있을 때 늙음∙죽음이 있는가?'라고. 

 

그리고 비구들이여, 오직 여기에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의 다른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 앎이 있다. 

‘이것이 있을 때 이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면 이것이 생겨난다. 무명이 있을 때 행들이 있고(생겨나고), 행들이 있을 때 의식이 있고, 의식이 있을 때 명색이 있고, 명색이 있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있고, 여섯 감각장소가 있을 때 감각접촉 있고, 감각접촉이 있을 때 느낌이 있고, 느낌이 있을 때  갈애가 있고, 갈애가 있을 때 집착이 있고, 집착이 있을 때 존재가 있고, 존재가 있을 때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이 있을 때 늙음∙죽음이 있다.’ 라고.  그는 이렇게 철저히 안다. '이렇게 이 세상이 생겨난다.'라고.

 

비구들이여,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없을 때 무엇이 없어지는가? 무엇이 소멸하면 무엇이 소멸하는가? 무엇이 없을 때 행들이 없고(소멸하고), 무엇이 없을 때 의식이 없는가? 무엇이 없을 때 명색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없고, 무엇이 없을 때 감각접촉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느낌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갈애가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집착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존재가 없고, 무엇이 없을 때 태어남이 없고, 무엇이 없을 때 늙음∙죽음이 없는가?’라고.

 

그리고 비구들이여, 오직 여기에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의 다른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 앎이 있다.
‘이것이 없을 때 것이 없고, 이것이 소멸할 때 이것이 소멸한다. 무명이 없을 때 행들이 없고, 행들이 없을 때 의식이 없고, 의식이 없을 때 명색이 없고, 명색이 없을 때 여섯 감각장소가 없고, ··· 태어남이 없을 때 늙음∙죽음이 없다.’라고. 그는 이렇게 철저히 안다. '이렇게 이 세상이 소멸한다.'라고.

 

비구들이여, 성스러운 제자가 이렇게 세상의 일어남과 소멸을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 때 이것이 성스러운 제자는 견해를 갖춘 자라고도, 봄[見]을 갖춘 자라고도, 이런 정법에 도달한 자라고도, 이런 정법을 본다고도, 유학의 앎을 갖춘 자라고도, 유학의 명지를 갖춘 자라고도, 법의 흐름에 든 자라고도, 꿰뚫는 지혜를 가진 성자라고도, 불사(不死)의 문에 들어가서 머문다고도 불린다.”



제5장 장자 품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