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9.불승수미정품, 10.보살운집설게품, 11,십주품, 12.범행품, 13.초발심보살공덕품, 14.명법품

실론섬 2015. 5. 4. 19:35

비로자나불상

주먹 쥔 왼손을 오른손으로 감싸 쥔 형태의 지권인(智拳印)의 수인(手印)의 모습이다 




9. 불승수미정품

 

앞의 [현수보살품]에서는 제2 보광법당회(普光法堂會)가 끝나고 여기서는 제3 도리천회가 시작된다. 도리천회에서는 불승수미정품(佛昇須彌頂品),보살운집설게품(菩薩雲集說偈品), 십주품(十住品), 범행품(梵行品), 초발심보살공덕품(初發心菩薩功德品), 명법품(明法品)의 6품을 설한다. 이 가운데 처음의 2품은 이 도리천회(利天會)의 서론이며, 나머지 4품은 본론이다.

 

먼저 [불승수미정품(佛昇須彌頂品)]은 부처님이 수미산정에 오르는 것을 설한 품이다. 수미(Sumeru)산은 묘고산(妙高山)이라고도 하는데, 이 산 정상의 한가운데는 제석천왕의 궁전이 있다. 앞의 품에서 믿음(信)을 밝혔으므로 이 품에서는 수행과 계위가 올라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에 [불승수미정품]을 설하는 것이다. 경전은   그때 부처님은 그 위신력으로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수미산 꼭대기에 올라 제석천왕의 궁전으로 향하였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 금강보좌를 떠나지 않고도 수미산의 꼭대기에 있는 제석천의 궁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움직임과 고요함이 하나로써 자리를 옮기지도 않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진짜 부처님의 모습인 것이다. 그것은 부처님의 몸은 법계에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이 궁전은 일찍이 가섭여래(迦葉如來).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구루불(拘樓佛).수엽여래(隨葉佛). 시기여래(式棄如來). 비바시여래(毘婆尸佛). 불사불 .제사여래(提舍如來). 파르마불. 정광여래(定光如來) 등 열분의 부처님이 방문하신 참으로 길상한 곳이다. 이들 열분의 부처님은 부처님 가운데서도 '모든 길상 가운데서도 더할 나위 없는 분'이라 불리는 부처님이므로, 이러한 길상스러운 부처님이 오신 장소이기 때문에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네'라고 하는 것이다.

 

그때 부처님은 사자좌에 올라 결가부좌하고 앉으셨다. 그러자 그 궁전은 갑자기 커져서 도리천과 같이 넓어졌다.

 

10. 보살운집묘승전상설게품

 

부처님이 하늘로 올라 마침내 설법을 시작하려 하자 그 설법을 듣기위해 많은 대중들이 모여들었다. 대중들이 모여들어 부처님을 찬찬하는 게송을 읊은 것이 [보살운집묘승전상설게품(菩薩雲集妙勝殿上說偈品)]이다.

 

그때 시방세계로부터 법혜(法慧).일체혜(一切慧).승혜(勝慧)등 열명의 보살을 위시하여 무수한 보살들이 승묘전(勝妙殿)에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 부처님은 두 발가락에서 백천억의 광명을 발하여 시방의 일체 세계와 보리수 아래의 승묘전을 비추었다. 먼저 법혜보살부터 부처님의 덕을 찬탄 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권속인 맑고 깨끗한 보살님들

  제각기 시방에서 모두 모여와

  가부좌하고 편안히 앉았네

 

시방에서 모인 보살들은 이 궁전에 편히 앉아서 부처님의 설법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 일체혜 보살은 다음과 같은 게송을 바쳤다.

 

  한량없고 셀 수 없는 겁 동안 언제나 부처님을 뵈온다 해도

  이 바른 법의 진실을 보지 못하리

  망령된 생각으로 모든 법을 취하면

  어리석음의 그물만 자꾸 자라서 생사의 와중에 윤회하게 되니

  눈이 어두워 부처님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무한한 세월동안 부처님을 뵙고 있지만 실제로 그 진실을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망령되고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보기 때문이다. 망령되고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생사의 와중에서 헤매게 되고 망상과 어리석음에 의해 봉사가 된 눈으로는 부처님을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리석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인연에 의해 법이 생하고

  인연에 의해 법이 멸 합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을 보면

  결국에는 어리석음을 떠나게 됩니다.

 

다음의 승혜(勝慧)보살의 게송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부처님의 지혜는 깊고 깊어

  아무도 능히 헤아릴 수 없으며

  진실한 그 법을 알지 못하면

  세간은 모두 어리석음에 헤매게 됩니다.

 

11. 보살십주품(菩薩十住品)

 

그때 법혜(法慧)보살은 부처님의 신력을 바들어 무량방편삼매(無量方便三昧)에 들었다. 그러자 그 삼매의 힘에 의해 시방의 천 부처님, 세계 밖의 천 부처님, 세계의 무수한 부처님을 모두 볼 수 있었다. 그 여러 부처님을 모두 다 법혜라고 불렀다. 그때 여러 부처님들은 법혜보살에게 "법혜여, 그대는 무량방편삼매에 잘 들었구나. 그것은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가호와 노사나불의 본원력과 그대의 선근력에 의해 얻어진 것으로서, 그대로 하여금 널리 법을 설하고 법계의 도리를 체득하게 하기 위해 보살의 십주(十住)를 설하리라"고 말씀 하셨다. 이 [보살십주품(菩薩十住品) ]은 십주를 설하고 이 십주에 의해 부처님의 과보를 얻는 것을 밝힌 것이다. 십주란

 

  1)초발심주(初發心住)          2)치지주(治地住)    

  3)수행주(修行住)               4)생귀주(生貴住)

  5)방편구족주(方便具足住)     6)정심주(正心住)

  7)불퇴주(不退住)               8)동진주(童眞住) 

  9)법왕자주(法王子住)         10)관정주(灌頂住)

 

이다. 이 십주는 다음에 설명하는 [십지품(十地品)]의 십지와 대응되는 것이다.

 

처음의 초발심주에서는 보살이 처음으로 발심함으로써 충분한 힘을 얻어 보리심을 견고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초발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두번째 치지주부터는 보살이 각각 10가지의 법을 닦는다. 그 가운데 정심주(正心住)에서는

 

  부처님을 찬탄하거나 비방하는 말을 들어도 

  불법 가운데서 마음을 결정하여 흔들리지 않고

  법을 찬탄하거나 비방하는 말을 들어도 

  불법 가운데서 마음을 결정하여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음 불퇴주에 들어가면

 

  부처님이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말을 들어도

  불법 가운데서 물러나지 않으며

  법이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말을 들어도

  불법 가운데서 물러나지 않습니다.

 

12. 범행품(梵行品)

 

그때 정념천자(正念天子)는 법혜(法慧)보살에게 출가자의 범행(梵行)에 대해 물었다. 여기서 범행의 범(梵)은 청정함을 의미하므로, 범행이란 욕망을 끊는 수행, 즉 청정한 수행을 말한다. 그러므로 정념천자의 물음에 대해 법혜보살은 10가지의 법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했다. 10가지 법이란

 

  1)몸(身) 2)몸으로 짓는 업 3)입 4)입으로 짓는 업 5)뜻(意), 6)뜻으로 짓는 업

  7)부처 8)법 9)승려(僧) 10)계율

 

을 말한다. 이 [범행품]에서는 십주를 완성시키기 위한 수행을 설명하는데, 몸으로 짓는 업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만일 몸의 업이 범행이라면

  몸의 4가지 위엄있는 몸차림이 곧 범행이요

  좌우로 돌아보고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도 곧 범행 입니다

 

4가지 위엄있는 몸차람이란 가고.머물고.앉고.눕고 하는, 즉 행주좌와(行住坐臥)를 의미한다. 좌우를 돌아 보는 것,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다 범행인 것이다.다시 말하면 어떠한 행동도 청정한 것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일체의 모든 행동이 범행이 되면 사물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범행품]의 마지막에는

 

  일체의 모든 법은 요술과 같고 꿈과 같으며

  번개와 같고 메아리와 같으며

  허깨비와 같음을 관해야 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요술.꿈.번개.메아리.허깨비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체의 모든 법은 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이다

 

라는 말도 있다. 모즌 존재하는 것은 자성이 없다는 것은, 모든 것은 연기에 의해 성립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범행품]의 마지막에는

 

  처음으로 발심했을 때 곧 정각을 이루어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을 알고

  지혜의 몸을 갖추어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깨우치게 됩니다

 

라는 말로서 끝을 맺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초발심이 곧 정각"이라는 가르침은 매우 혁명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맨 먼저 발심(發心)에 의해 차차 도(道)를 수행하고 그리하여 마지막에 성불한다는 것이 불교에서 가르치는 일반적인 이해방식이다. 그런데 [화엄경]에서는 맨 처음 발심 했을 때 그것이 정각이라고 말을 한다. 어떻게 보면 큰일 날 소리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우리가 처음으로 불도를 찾고자 발심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안에 부처님의 음성이 들렸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종자가 자신의 과거세계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 와서 그 종자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발심이라는것이 성립하게 된다. 그러니까 발심이라는 것은 즉 성불이라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가슴속에는 잠자고 있는 부처님의 마음(佛心)이 있다. 그 것이 그 어떤 인연으로 나오게 되었다면 그것은 깨달음,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으로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은 묻혀 있었던 부처님의 마음의 씨앗이 싹을 트고 나왔다고 해도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발심이라는 것이 즉 정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초발심보살의 공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다음의 [초발심보살공덕품]이다.

 

13. 초발심보살공덕품

 

처음 발심한 보살의 공덕이 얼마나 넓고 심원한가를 설한 것이 [초발심보살공덕품(初發心菩薩功德品)]이다. 이 공덕품과 다음의 [명법품(明法品)]은 다같이 도리천회 6품중의 마지막 2 품이다.

 

초발심 보살의 공덕은 갖가지 수행을 다한 사람의 공덕보다 크다고 한다. 경전은 이 것을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번째의 사람은 일념 사이에 동방의 무량한 세계를 통과할 수 있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무한한 시간을 다 허비해도 그는 결코 세계의 끝까지 갈수가 없었다. 두번째 사람은 더 큰 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념 사이에 첫번째 사람이 통과한 세계보다 더 많은 세계를 갈 수 있지만 그러나 역시 무량한 세계의 끝까지는 갈 수 없었다.

 

이와 같이 해서 세번째, 네번째 사람으로 갈수록 신통력은 점점 커져서, 마지막 백번째 사람은 최고로 수승한 신통력을 가졌기 때문에 결국 세계의 끝까지 갈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백 번째 사람도 초발심보살의 공덕이 얼마나 넓고 심원한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사람들보다도 초발심보살의 공덕이 훨씬 크다고 하는 것이다. 

 

이어 법혜보살이 초발심보살의 공덕에 대해 게송으로 설했다. 그 가운데 몇가지 게송을 보면

 

  보리심은 한량없이 크고 넓은 청정한 법계와 같고

  집착도 없고 의지하는 곳도 없으며

  물듦도 없이 마치 허공과 같습니다

  그는 갖가지 행을 닦아서 적멸하여 아무 곳에도 의지하는 바가 없고

  그 마음은 언제나 편히 머물러 요동하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 같습니다

  항상 씩씩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빨리 보리심을 내어야 하고

  최상의 훌륭한 법을 구하려 하면

  빨리 온갖 번뇌를 끊어야 합니다

 

또한 경전은 초발심의 중요함을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삼세의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어른과

  일체의 모든 공덕의 업(業)과

  위없는 최상의 보리 열매는 

  모두 초발심에서 생긴 것 입니다.

 

여기서 삼세의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어른이란 부처님을 말한다. 부처님의 경계와 무량한 공덕과 위없는 보리는 초발심에 의해 얻어진 것이다. 이렇듯 초발심의 중요함을 설한 것이 초발심보살공덕품이다.

 

14. 명법품(明法品)

 

그때 정진혜보살(精進慧菩薩)이 법혜보살에게 청정한 수행을 닦는 방법을 물었으며, 이에 대해 보살이 대답한 것이 명법품(明法品) 이다.

 

먼저 첫째로는 방일(放逸)하지 않는 것이다. 방일하지 않는 것이란 게으르지 않음을 말한다. 방일하지 않음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1)계율을 청정히 지키는 것

  2)어리석음을 버리는 것

  3)타인에게 아첨하지 않는 것

  4)불퇴전을 얻는 것

  5)고요함을 구하고 범부를 접근시키지 않는 것

  6)세간의 행복을 구하지 않는 것

  7)착한 일을 행하는 것

  8)보살도를 실천하는 것

  9)마음에 더러움이 없는 것

  10)스스로 아는 것

 

의 10가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방일하지 않음을 실행할 수 있게 되면, 다음은 10가지의 정법(淨法)을 수행해야 된다. 그 가운데에는

 

  항상 마음이 고요하여 산란하지 않고

  좋거나 나쁜말을 들어도 근심 하거나 기뻐하지 않음이

  마치 대지와 같습니다.

 

라고 하는 내용이 있다. 마음을 선정에 의해 고요하게 해서 결코 산란하게 하지 않으며, 무한한 통일의 힘에 의해 부동의 마음에 안주 시키면, 그리고 대지와 같이 움직이지 않는 부동의 마음이 되면 무슨 말을 듣더라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음은 모든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10가지 법의 실행을 설한다.

 

  첫째는   부지런히 행동하여 물러나지 않는다

  둘째는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는다

  셋째는   이익을 구하지 않는다

  넷째는   일체의 법을 닦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다

  다섯째는 묘한 방편의 지혜로써 모든 법이 법계와 같음을 관찰한다

  여섯째는 모든 법을 분별하여 의지하는 마음이 없다

  일곱째는 항상 큰 서원을 낸다

  여덟째는 청정한 법인(法忍)에 대한 지혜의 광명을 성취한다

  아홉째는 손해되고 이익되는 모든 법을 잘 안다

  열째는   행하는 법문을 모두 다 청정하게 한다

 

이어서 [명법품]은 10가지의 청정한 수행과, 10가지의 청정한 서원과, 10가지의 무진장한 보물창고에 대해서 설한 다음, 다시 중생들의 교화방법에 대해 설하고 있다.

 

  탐욕이 많은 이에게는 부정관(不淨觀)을 가르치고

  분노가 많은 이에게는 대자관(大慈觀)을 가르치고

  어리석음이 많은 자에게는 모든 법을 분별하도록 가르치고

  삼독(三毒)을 고루 가진 이에게는 훌륭한 지혜를 갖춘 법문을 가르치며

  생사(生死)를 원하는 이에게는 세 가지 고통을 가르치고

  모든 존재에 집착하는 이에게는 공(空)의 법문을 가르치고

  게으른 이에게는 정진하도록 가르치고

  아만(我慢)이 많은 이에게는 평등관을 가르치고

  마음이 비뚤어진 이에게는 고요하여 아무것도 없음을 가르치느니라

 

생사를 원하는 이에게는 세가지 고통을 가르친다는 말은, 인생의 퀘락에만 마음을 빼앗긴 사람에게는 세가지 고통 즉 고고(苦苦)와 괴고(壞苦)와 행고(行苦)를 말한다. 고고란 병이나 빈곤 등에서 야기되는 심신의 고통을 의미하고, 괴고는 자기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파괴 되었을 때 느끼는 고통으로써, 예를 들면 자기 자식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고통과 슬픔을 말한다. 행고란 일체의 모든것은 무상하므로 변해가기 때문에 받는 고통을 말한다.

 

또한 일체의 모든 것은 영원히 존재하여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은 인(因)과 연(緣)으로 성립되어

있다는 것을 가르쳐서 공(空)함을 깨닫게 한다.

 

이와 같이 일체의 모든 번뇌나 어리석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것을 극복하는 도(道)를 가르치는 이가 바로 보살인 것이다.

이어서 청정한 십바라밀(十波羅蜜)을 설한다.

 

  1)단(壇)바라밀 : 일체 중생을 위해 안팎의 소유를 다 보시 하면서도 아까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

  2)시(尸)바라밀 : 계율을 지키면서도 계율에 집착하지 않는 것

  3)산제(산提)바라밀 : 인욕행을 말하는 것으로서, 온갖 고통을 모두 참아 칭찬이나 비방을 

    들어도 근심하거나 기뻐함이 없어 마음이 마치 대지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

  4)바라야(毘利耶)바라밀 : 정진행을 말하는 것으로서, 용맹하고 부지런히 정진해서 견고한 

    마음이 물러나지 않고 끝내 지혜를 완성하는 것

  5)선(禪)바라밀 : 청정한 삼매에 들어 번뇌가 없는 부처님의 지혜를 갖추는 것

  6)반야(般若)바라밀 : 가르침을 듣고, 가르침을 올바로 관찰하여 일체의 모든 것에는 

    자성(自性)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

  7)방편(方便)바라밀 : 중생의 서원에 응하여 몸을 나타내고 교화하는 것

  8)원(願)바라밀 : 일체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 부처님을 공양하며, 수행해서 지혜를 얻기를 

    원하는 것

  9)역(力)바라밀 : 번뇌를 떠나 청정하게 되고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힘을 갖추는 것

 10)지(智)바라밀 : 일체의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을 알아 부처님의 지혜를 이해하는 것

 

위 십바라밀에 의해서 일체의 중생을 교화하고 갖가지 나쁜 길에서 벗어나게 하며, 정진시켜서 모든 고통으로부터 떠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처음으로 발심할 때 중생들이 갖가지 나쁜 길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 큰 사자후로 "나는 저들의 마음의 병을 알아 갖가지 법문으로써 제도하리라"고 한 것처럼 보살은 중생의 마음의 병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청정한 10가지 수행을 행한 사람을 삼보를 번성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은 중생을 교화하여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기 때문에 불보(佛寶)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깊고 깊은 갖가지 묘한 법의 창고를 열어 보이기 때문에 법보(法寶)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그 위의(威儀)와 교법을 모두 받들어 지니기 때문에 승보(僧寶)를 끊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입니다.

 

경전은 또한 보살은 큰 서원을 발해서 불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십이연기(十二緣起)를 설명해서 법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며, 육화경(六和敬)을 행하기 때문에 승보를 끊어지지 않게 한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육화경은 육화합(六和合)이라고도 하며,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자들이 6가지 측면에서 서로 사이좋게 공경해야 할 것을 설 한 것이다.

 

  1)신(身)화경 : 예배등 신체로써 행하는 행위를 동일하게 하는 것

  2)구(口)화경 : 말을 동일하게 하는 것

  3)의(意)화경 : 마음가짐을 동일하게 하는 것

  4)계(戒)화경 : 계율을 동일하게 지니는 것

  5)견(見)화경 : 올바른 견해를 동일하게 지니는 것

  6)이(利)화경 : 의복.음식등의 이익을 동일하게 나누는 것

 

이 육화경에 의해서 승보가 끊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불법을 구하기 위해서 공동생활을 하는 수행자들의 근본적인 태도가 설해져 있다. 경전은 이어서 다음과 같이 설한다.

 

  보살은 중생이라는 밭에 부처님의 종자를 뿌려

  정각(正覺)의 싹을 트게 하기 때문에 불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정법을 수호하기 때문에 법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며

  대중을 잘 통솔하여 괴로워 하는 마음을 없애기 때문에 승보를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종자를 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서, 만약 이것이 끊어지면 불법이 멸해 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법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신명을 아끼지 않을 결심으로 정법을 수호해야 하며, 승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대중들을 통솔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중들의 마음속에 근심.걱정이 있으면 안심하고 수행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법품]은 법혜보살이 다시 부처님의 신력을 받아 게송으로써 가르침을 설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보살의 수행은 진실하여 조금도 거짓이 없으며

  중생들을 제도하고 해탈시켜 갖가지 번뇌를 떠나게 합니다

  보살은 이런 법을 모두 이루어 어리석음의 그림자를 모두 없애고

  일체의 마군들에게 모두 항복받아 끝내는 위없는 보리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