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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027.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작은(짧은) 경(Cūḷahatthipadopamasuttaṃ)

실론섬 2016. 4. 4. 20:08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작은(짧은) 경

MN027. Cålahatthipadopamasuttaü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왓티의 제따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자눗소니 바라문은 한낮에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사왓티를 나가고 있었다. 자눗소니 바라문이 멀리서 오고 있는 삘로띠까 유행승을 보았다. 보고서 삘로띠까 유행승에게 이렇게 말했다. 
"왓차야나 존자는 이런 한낮에 어디를 다녀오는 길입니까?"
"존자여, 나는 사문 고따마께 다녀오는 길입니다."
"왓차야나 존자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사문 고따마는 지혜를 성취했습니까? 그는 현명한 자입니까?"
"내가 누구길래, 존자여, 그런 내가 사문 고따마의 지혜의 성취를 알겠습니까? 참으로 동등한 사람이어야 그가 사문 고따마의 지혜의 성취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왓차야나 존자는 사문 고따마를 크게 칭송하십니다."
"내가 누구길래, 존자여, 그런 내가 사문 고따마를 칭송할 것입니까? 확실히 그분 사문 고따마는 신과 인간 가운데서 으뜸이라고 거듭 칭송됩니다."
"무슨 이유를 보길래 왓차야나 존자는 사문 고따마에게 이런 확고한 믿음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존자여, 코끼리 사냥꾼이 코끼리가 사는 숲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는 코끼리 숲에서 길이가 길고, 폭도 넓은, 큰 코끼리 발자국을 볼 것입니다. 그는 '존자여, 참으로 큰 코끼리입니다.'라는 결론을 얻을 것입니다. 이처럼, 존자여, 나는 사문 고따마에게서 네 가지 발자국을 보았을 때, 나는 '세존은 정등각이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인 승가는 잘 길을 걷고 있다.'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2. "어떤 네 가지 입니까? 여기 존자여, 나는 머리카락을 꿰뚫는 궁수처럼 남의 말에 대처하는(다른 자들과의 논쟁에 뛰어난) 현명하고 유능한 어떤 끄샤뜨리야들을 봅니다. 생각건대, 그들은 지혜를 익혀서 다른 이들의 (편향된)견해들을 논파하면서 돌아다닙니다. 그들이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이름의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할 것입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질문을 미리 준비합니다.

'우리는 사문 고따마에게 가서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아니면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라고.

그들은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했습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사문 고따마를 만나러 갑니다. 그들에게 사문 고따마는 법을 설하여 가르치고 격려하고 열중하게 하고 만족하게 합니다. 사문 고따마의 설법으로 가르침을 받고 격려를 받고 열중하고 만족하게 된 그들은 사문 고따마에게 질문도 하지 못하는데 어떤 말로 의문을 제기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들은 사문 고따마의 제자가 되고 맙니다. 존자여, 내가 사문 고따마에게서 이런 첫 번째 발자국을 보았을 때, 나는 '세존은 정등각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인 승가는 잘 길을 걷고 있다.'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다시, 나는 ··· 어떤 바라문들을 봅니다. ··· 어떤 장자들을 봅니다. ··· 나는 머리카락을 꿰뚫는 궁수처럼 남의 말에 대처하는(다른 자들과의 논쟁에 뛰어난) 현명하고 유능한 어떤 사문들을 봅니다. 생각건대, 그들은 지혜를 익혀서 다른 이들의 (편향된)견해들을 논파하면서 돌아다닙니다. 그들이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이름의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할 것입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질문을 미리 준비합니다.
'우리는 사문 고따마에게 가서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아니면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라고.
그들은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했습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사문 고따마를 만나러 갑니다. 그들에게 사문 고따마는 법을 설하여 가르치고 격려하고 열중하게 하고 만족하게 합니다. 사문 고따마의 설법으로 가르침을 받고 격려를 받고 열중하고 만족하게 된 그들은 사문 고따마에게 질문도 하지 못하는데 어떤 말로 의문을 제기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들은 사문 고따마에게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하기를 청합니다. 사문 고따마는 그들을 출가하게 합니다. 거기서 외딴곳에서 방일하지 않고 노력하고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머문 출가한 그 사문들은 오래지 않아 좋은 가문의 아들들이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한 목적인 위없는 청정범행의 완성을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고 체득하고 성취하여 머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죽다 살았습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뻔 했습니다. 이전에 우리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고 선언했고, 바라문이 아니면서 바라문이라고 선언했고, 아라한이 아니면서 아라한이라고 선언했다. 이제 우리는 참으로 사문이고, 이제 우리는 참으로 바라문이고, 이제 우리는 참으로 아라한입니다.'라고.
존자여, 내가 사문 고따마에게서 이런 네 번째 발자국을 보았을 때, 나는 '세존은 정등각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고 있다.'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3. 이렇게 말했을 때, 자눗소니 바라문은 백마가 끄는 마차에서 내려와 한쪽 어깨를 드러나게 윗 옷을 입고 세존을 향해 합장한 뒤에 세 번 말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을 존경합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을 존경합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을 존경합니다. 참으로 우리도 언제 어디서든 그분 고따마 존자에게 가서 어떤 대화라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그리고서 자눗소니 바라문은 세존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안부 인사를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만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자눗소니 바라문은 삘로띠까 유행승과 함께 나누었던 대화를 모두 세존께 말씀드렸다. 이렇게 말씀드리자 세존께서는 자눗소니 바라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그만큼으로는 코끼리 발자국의 비유가 상세하게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코끼리 발자국에 비유한 가르침이 상세하게 설명된 것이 아닙니다). 바라문이여, 더 나아가 상세하게 완성된 코끼리 발자국의 비유를 듣고 잘 사고하십시오. 내가 말하겠습니다."라고.
"알겠습니다, 존자시여."라고 자눗소니 바라문은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4. "예를 들면, 바라문이여, 코끼리 사냥꾼이 코끼리가 사는 숲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는 코끼리 숲에서 길이도 길고 폭도 넓은 큰 코끼리 발자국을 볼 것입니다. 능숙한 코끼리 사냥꾼은 그만큼으로 '참으로 큰 코끼리이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바라문이여, 코끼리 숲에는 큰 발을 가진 난쟁이 암 코끼리들이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발자국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난쟁이 암 코끼리들'이란 길이도 길지 않고 배가 큰 난쟁이 암 코끼리들을 말한다.(MA.ii.198)

 

그는 그것을 지나쳐 갑니다. 그것을 지나쳐 간 그는 코끼리 숲에서 길이도 길고 폭도 넓은 큰 코끼리 발자국과 나무의 위쪽이 마찰된 어떤 흔적을 볼 것입니다. 능숙한 코끼리 사냥꾼은 그만큼으로  '참으로 큰 코끼리이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바라문이여, 코끼리 숲에는 높은(키가 큰) 암코끼리라는 이름의 큰 발을 가진 암코끼리들이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발자국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쪽이 마찰된 어떤 흔적'이란 그 키가 일곱 완척(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로 약 45센치) 혹은 여덟 완척이나 되는 무화과 나무 등의 나무줄기에다 비벼댄 흔적을 말한다.(MA.ii.198)

 

그는 그것을 지나쳐 갑니다. 그것을 지나쳐간 그는 코끼리 숲에서 길이도 길고 폭도 넓은 큰 코끼리 발자국과 나무의 위쪽이 마찰된 흔적과 상아에 의해 부러뜨려진 어떤 흔적을 볼 것입니다. 능숙한 코끼리 사냥꾼은 그만큼으로 '참으로 큰 코끼리이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바라문이여, 코끼리 숲에는 높은 암코끼리라는 이름의 큰 상아와 큰 발자국을 가진 암코끼리들이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발자국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아에 의해 부러뜨려진 어떤 흔적'이란 마치 나무의 줄기를 도끼로 찍은 듯이 상아로 부러뜨려진 부분을 말한다.(MA.ii.199)

 

그는 그것을 지나쳐 갑니다. 그것을 지나쳐 간 그는 코끼리 숲에서 길이도 길고 폭도 넓은 큰 코끼리 발자국과 나무의 위쪽이 마찰되고 이빨 자국과 상아에 의해 부러뜨려진 나무 가지를 볼 것입니다. 그리고 나무 아래에 있거나 노지에 있거나 가고 있거나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코끼리를 볼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그 큰 코끼리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처럼, 바라문이여, 여기 아라한[araham]이시며, 모든 법을 바르게 완전히 깨달은 분(samma sambuddho)이시며, 명지와 실천을 구족한 분(vijjacaranasampanna)이시며, 열반으로 잘 가신 분(sugato)이시며, 중생들의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lokavidu)이시며, 위 없으신 분(anuttaro)이시며, 어리석은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purisadhammasarathi)이시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satthadevamanusam)이시며, 깨달은 분(buddho)이시며,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세존)(bahgava)인 여래가 세상에 출현합니다.
그는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 즉 마라들, 범천들, 축생들, 사문들, 바라문들, 천신및 인간들에게, 스스로 철저히 알았고, 겪어 알아, 갖추신 것을 널리 알립니다.  
그는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하고, 의미와 표현이 일치하는 가르침을 설하고, 완전히 원만하고 청정한 거룩한 삶을 드러냅니다. 

이런 법을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나 다른 가문에서 태어난 자가 듣습니다. 그는 이 법을 듣고서 여래에게 믿음을 가집니다. 이런 믿음을 갖춘 그는 이렇게 숙고합니다.
'재가의 삶이란 번잡하고 오염이 많은 길이지만 집을 떠난 출가의 삶은 열린 허공과 같다. 재가에 살면서 완전무결하고 청정무구한 잘 닦여진 자개껍질과 같은 청정한 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서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해야겠다.' 라고. 그는 얼마 뒤에 재산이 많이 있거나 적거나 간에 모두 다 버리고, 일가친척도 또한 다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노란 옷을 입고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합니다."


5."이렇게 출가하여 비구들의 학습계목과 생활규칙을 갖춘 그는 그는 생명을 해치는 행위를 버렸기 때문에 생명을 해치는 행위로부터 멀리 떠난 자입니다. 몽둥이를 내려놓고 칼을 내려놓고, 모든 살아있는 중생들을 향하여 관대하고 자비한 마음을 갖고 머뭅니다. 
그는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행위를 버렸기 때문에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행위로부터 멀리 떠난 자입니다. 준 것만을 받는 자이고, 준 것만을 바라는(준 것만을 받으려고 하는) 자입니다. 스스로 훔치지 않는 청정한 존재로 머뭅니다. 
그는 금욕적이지 못한 삶을 버렸기 때문에 범행을 닦는 자입니다. 멀리 사는 자이고, 저속한 성행위를 멀리 떠났습니다.
그는 거짓을 말하는 행위를 버렸기 때문에 거짓을 말하는 행위로부터 멀리 떠난 자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자이고, 믿을만 하고, 신뢰할 수 있고, 기대할 수 있고, 세상을 위해 진실을 말합니다(세상을 속이지 않습니다). 
그는 이간하는 말(중상모략)을 하는 행위를 버렸기 때문에 이간하는 말을 하는 행위를 멀리 떠난 자입니다. 사람들을 이간하고자 여기서 듣고서 저기서 다르게 말하지 않습니다. 저기서 듣고서 이들에게 말하여 이간으로 이끌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간을 회유하는 자이거나 화합을 가져오는 자입니다. 화합을 좋아하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며 화합을 즐기하며 화합을 만드는 말을 합니다.
그는 거친 말(욕설)을 하는 행위를 버렸기 때문에 거친 말을 하는 행위를 멀리 떠난 자입니다. 귀에 즐겁고, 사랑스럽고, 매력적이고, 예의 바르고, 대중들이 좋아하고, 대중들이 들어서 즐거운 그런 말을 말합니다. 
그는 꾸며대는 말을 하는 행위를 버렸기 때문에 꾸며대는 말을 하는 행위를 멀리 떠난 자입니다. 적절한 때에 말하는 자이고, 진실되게 말하는 자이고, 유익한 것을 말하고, 법에 맞게 말하는 자이고, 율에 맞게 말하는 자입니다. 적절한 때에, 근거를 갖춘, 절제된, 이익이 되는 말을 말합니다."


6. "그는 씨앗류와 초목류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멀리 떠나고,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자여서 밤에 먹는 것을 삼가고, 때 아닌 때 먹는 것을 멀리 떠나고, 춤, 노래, 연주, 구경거리 등을 행하지도 또는 보거나 듣는 것을 멀리 떠나고, 화환을 두르고 향수를 바르고 화장품으로 꾸미는 것을 멀리 떠나고, 높고 큰 침상을 멀리 떠나고, 금과 은을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요리하지 않은 날곡식을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생고기(요리하지 않은)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여인이나 여자 아이를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하인과 하녀를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염소와 숫양을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닭과 돼지등의 가축을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코끼리, 소, 말, 암말을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농토나 토지등의 전답을 받는 것을 멀리 떠나고, 심부름꾼이나 전령으로 가는 것을 멀리 떠나고, 중개하거나 사고파는 것을 멀리 떠나고, 저울을 속이고 돈을 속이고 치수를 속이는 것을 멀리 떠나고, 뇌물을 주고, 속이고, 사기치고, 어떠한 종류의 부정한 행위로부터 멀리 떠나고, 남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죽이거나 또는 누군가를 강제하고 구속하여 폭력을 행하는 것을 멀리 떠난다."

 

7. "몸을 보호할 정도의 가사와 몸을 지탱할 정도의 탁발 음식으로 만족한다. 그는 어디를 가더라도 그의 자구를 몸에 지니고 간다. 예를 들면 새가 어디를 날아가더라도 자기 양 날개를 짐으로 하여 날아가는 것과 같다. 이처럼 비구는 몸을 보호할 정도의 가사와 몸을 지탱할 정도의 탁발 음식으로 만족한다. 어디를 가더라도 그의 자구를 몸에 지니고 간다. 이러한 성스러운 계의 조목[戒蘊]을 가춘 그는 안으로 비난받을 일이 없는 행복을 경험한다."

 

8. "바라문이여, 그는 눈으로 형색을 보면서 그 표상[相]을 붙잡지 않으며, 또 뒤따르는 세세한 부분상[受]을 붙잡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가 눈의 근[眼根]이 보호되지 않은 채 머무르면, 마음에 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간탐과 고뇌) 삿되고 선하지 않은 형상들의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눈의 근을 제어하기 위해서 닦으며, 길들이기 위해서 닦으며, 고요하게 하기 위해서 닦습니다. ··· 귀로 소리를 들으면서 ··· 코로 냄새를 맡으면서 ··· 혀로 맛을 보면서 ··· 몸으로 감촉을 느낌면서 ··· 마음으로 법(마음현상)을 인식하면서 그 표상을 붙잡지 않으며, 또 뒤따르는 세세한 부분상을 붙잡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가 마음의 근[意根]이 보호되지 않은 채 머무르면, 마음에 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삿되고 선하지 않은 법들의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눈의 근을 제어하기 위해서 닦으며, 길들이기 위해서 닦으며, 고요하게 하기 위해서 닦습니다. 이러한 성스러운 감각의 근의 단속을 갖춘 그는 안으로 오염되지 않은 행복을 경험합니다.


그는 나아갈 때도 돌아올 때도 [자신의 거동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正知] 행한다. 앞을 볼 때도 돌아볼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구부릴 때도 펼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대가사‧발우‧가사를 지닐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먹을 때도 마실 때도 씹을 때도 맛볼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대소변을 할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갈 때도 서 있을 때도 앉아 있을 때도 잠잘 때도 깨어 있을 때도 말할 때도 침묵할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9. "이러한 성스러운 계의 조목을 갖추고, 이러한 성스러운 감각의 근의 단속을 갖추고, 이러한 마음챙김과 알아차림[正念‧正知]을 갖춘 그는 숲 속이나 나무 아래나 산이나 골짜기나 산속 동굴이나 묘지나 밀림이나 노지나 짚더미와 같은 외딴 처소를 의지한다. 탁발하여 공양을 마치고 탁발에서 돌아와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습니다. 그는 세상에 대한 간탐(慳貪)을 버린 뒤에 간탐에서 벗어난 마음으로 머물고, 간탐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성냄의 오점을 제거하여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머물고, 모든 생명의 이익을 위하여 연민하며 머물고, 성냄의 오점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해태와 혼침을 제거하여 해태와 혼침이 없이 머물고, 광명상(光明想)을 가지고 마음챙기고 알아차림[正念‧正知]을 갖춘 자로 머물고, 해태와 혼침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들뜸과 후회를 버린 뒤에 들뜨지 않고 머물고, 안으로 고요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머물고, 들뜸과 후회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의심을 버린 뒤에 의심을 극복하여 머물고, 유익한 법들에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는 자로 머물고, 의심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10. "바라문이여, 그는 지혜(혜.慧)를 무력하게 하는 마음의 오염원인 이런 다섯 가지 장애를 버리고서 감각적 쾌락으로부터 멀어지고 선하지 않은 법[不善法]으로부터 멀어져, 거친 사유(일으킨 생각.尋)와 미세한 사유(지속적인 고찰.伺)을 지닌, 분리됨으로부터 생겨난 기쁨[喜.희열]과 즐거움[樂.행복]이 있는 초선(初禪)을 성취하여 머뭅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는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다시, 바라문이여, 비구는 거친 사유와 미세한 사유가 가라앉아, 안으로 고요해지고, 마음이 한 곳에 고정되어(心一境性), 거친 사유와 미세한 사유가 없는 삼매로부터 생겨난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2선(二禪)을 성취하여 머뭅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는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다시, 바라문이여, 비구는 기쁨을 떠나 평정이 머무는, 마음챙김과 알아차림(正念.正知)을 지녀, 즐거움을 몸으로 느끼는, 거룩한 이들이 말하는 바, '평정과 마음챙김을 지녀 즐거움이 머문다.'고 하는 제3선(三禪)을 성취하여 머뭅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는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다시, 바라문이여, 비구는 즐거움이 끊어지고 괴로움이 끊어져, 이전의 기쁨과 근심이 사라진,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평정(upekkha.捨)을 통한 마음챙김의 청정[捨念淸淨]을 지닌 제4선(四禪)에 들어 머뭅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는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11. "그는 이렇게 마음이 삼매를 닦고, 청정하고, 정화되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유연케 하고, 준비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宿命通]로 마음을 이끌어 내고 향하게 합니다다. 그는 여러 전쟁을 기억합니다. 즉 한 생, 두 생, 세 생, 네 생, 다섯 생, 열 생, 스무 생, 서른 생, 마흔 생, 쉰 생, 백 생, 천 생, 백천 생, 수많은 무너지는 겁(세계), 수많은 이루어지는 겁, 수많은 무너지고 이루어지는 겁에 대해 기억합니다. '거기에서 이름은 이러했고, 가문은 이러했고, 피부색(종족)은 이러했고, 음식은 이러했고, 즐거움과 괴로움의 경험은 이러했고, 목숨의 마침은 이러했으며, 그와 같이 그곳에서 죽어 저곳에 태어나 거기에서의 이름은 이러했고, 피부색은 이러했고, 음식은 이러햇고, 즐거움과 괴로움의 경험은 이러했고, 목숨의 마침은 이러했으며, 그와 같이 거기에서 죽어 다시 태어났다' 라고. 이처럼 여러 특징을 지닌, 내력을 지닌, 다종 다양한 전생의 거처를 기억합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는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는 이렇게 마음이 삼매를 닦고, 청정하고, 정화되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유연케 하고, 준비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중생들의 죽음과 삶에 관련한 지혜로 마음을 이끌어 내고 향하게 합니다. 그는 인간을 뛰어 넘은 청정한 하늘과 같은 눈[天眼]으로 중생들을 봅니다. 죽어감, 태어남, 열등함, 수승함, 아름다운 용모, 추한 용모, 즐거운 곳, 고통스러운 곳에 그대로의 업에 따라 가는 중생들을 알아 차립니다. '참으로 그대들이여, 이러한 중생들은 몸에 의한 악한 행위를 지녔고, 말에 의한 악한 행위를 지녔고, 마음에 의한 악한 행위를 지녀, 성자들을 비방하고, 삿된 견해를 지니어 삿된 견해의 업을 받는다. 그들은 몸이 무너져 죽은 후 고통스러운 곳, 비참한 곳, 험난한 곳, 지옥에 태어난다. 혹은 다시 그대들이여, 이러한 중생들은 몸에 의한 선한 행위를 지녔고, 말에 의한 선한 행위를 지녔고, 마음에 의한 선한 행위를 지녀 성자들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지녀 바른 견해의 업을 받는다. 그들은 몸이 무너녀 죽은 후 좋은 곳에 나아가 천상세계에 태어난다.'라고. 이와 같이 인간을 뛰어넘은 청정한 하늘과 같은 눈으로 중생들을 봅니다. 죽어감, 태어남, 열등함, 수승함, 아름다운 용모, 추한 용모, 즐거운 곳, 고통스러운 곳에 그대로의 업에 따라가는 중생들을 알아 차립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는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12. "그는 이렇게 마음이 삼매를 닦고, 청정하고, 정화되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유연케 하고, 준비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모든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으로 마음을 이끌어 내고 향하게 합니다. 그는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리고, '이것이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리고,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리고,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립니다.
'이것이 번뇌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리고, '이것이 번뇌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리고, '이것의 번뇌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철저히 알아 차리고, '이것이 번뇌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철저히 알아 차립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이만큼으로 여래의 제자가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한 걸음 더 나아가 '세존은 정등각자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볼 때 그의 마음은 감각적 쾌락에 기인한 번뇌에서 해탈합니다. 존재에 기인한 번뇌에서도 마음은 해탈합니다. 무명에 기인한 번뇌에서도 마음이 해탈합니다. 해탈했을 때 해탈했다는 지혜가 생깁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압니다. 이것도, 바라문이여, 여래의 발자국이라고도, 여래의 흔적이라고도, 여래의 표시라고도 불립니다. 바라문이여, 이만큼에서 여래의 제자는 결론을 내립니다. '세존은 정등각이시다.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길을 걷는다.'라고. 
바라문이여, 이것으로 마침내 코끼리 발자국의 비유는 상세하게 완성된 것입니다."

 

13.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자눗소니 바라문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불가사의 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이, 혹은 감추어져 있는 것을 드러내듯이, 아니면 길을 잃고 헤매던 사람에게 길을 가르켜 주시듯, 또는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고따마 존자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고따마 존자께 귀의하옵고 
그 가르침(법)에 귀의하옵고
그 제자들의 모임인 승가에 귀의합니다. 
고따마 존자께서는 저를 재가 신자로 받아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짧은 경(M27)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