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사상/공안집 II

607칙 임제불법 臨濟佛法

실론섬 2026. 4. 21. 15:44

607칙 임제불법 臨濟佛法


[본칙]

진주 임제의현선사가 황벽의 회상(會上)에 있을 때, 제일좌1)의 권유로 황벽에게 “무엇이 불법(佛法)의 분명한 대의(大意)입니까?”라고 물었는데, 황벽은 곧바로 때렸다. 이렇게 묻고 맞기를 세 차례 반복하고 나서, 임제가 황벽에게 작별을 고하자 황벽은 대우(大愚)를 찾아보도록 했다. 대우가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황벽의 회상에서 왔습니다.” “황벽이 무슨 말을 하던가?” “제가 세 차례 불법의 분명한 대의를 물었다가 세 번 모두 몽둥이맛을 보았는데, 제게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모르겠습니다.” “황벽이 그렇게 노파2)처럼 그대를 사무치도록 가르쳤는데, 여기까지 와서 다시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느냐?” 임제가 이 말에 크게 깨닫고 말했다. “원래 황벽스님의 불법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군요.3)” 대우가 임제의 멱살을 움켜잡고 말했다. “이 오줌싸개야! 방금 전에는 허물이 있느니 없느니 해놓고 지금은 불법에 군더더기가 없다고 말하는구나. 도대체 무슨 도리를 보았느냐? 빨리 말해라, 빨리 말해!” 임제가 대우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세 차례 쥐어박자 대우가 멱살을 풀고서 밀치며 말했다. “너의 스승은 황벽이니 내가 끼어들 일이 아니다.” 〈이때 진존숙(陳尊宿)4)이 수좌로 있었다.〉
鎭州, 臨濟義玄禪師, 在黃蘗會, 因第一座勉令, 問黃蘗, “如何是佛法的的大意?” 蘗便打. 如是三度, 乃辭, 蘗令見大愚. 
愚問, “什麽處來?” 師云, “黃蘗來.” 愚云, “黃蘗有何言句?” 師云, “某甲三問佛法的的大意, 三度喫棒, 不知有過無過.” 
愚云, “黃蘗恁麽老婆, 爲你得徹困, 更來問有過無過?” 師於言下大悟云, “元來黃蘗佛法, 無多子.” 愚扭住云, “者尿床鬼子! 
適來道有過無過, 如今却道佛法無多子. 你見个什麽道理? 速道, 速道!” 師便向大愚肋下, 築三拳. 愚托開云, “汝師黃蘗, 
非干我事.”〈時陳尊宿爲首座.〉
1) 第一座.수좌(首座)와 같은 말. 승당(僧堂)에 배치된 자리에서 첫번째 자리인 제일위(第一位)에 있기 때문에 
   제일좌라 한다.
2) 老婆. 간절하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이나 그 마음. 노파가 손자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자세하게 일러주는 
   것처럼, 종사가 학인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빈틈없이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3) 무다자(無多子). ‘다(多)’는 불필요하게 많은 것을 뜻한다.불필요한 방편이나 조작이 없어 간단명료하게 진실에 
   부합한다는 의미이다.
4) 목주도명(睦州道明 780~877). 황벽의 제자로서 속성은 진(陳)씨. 도종(道蹤)·진포혜(陳蒲鞋) 등이라고도 한다. 
   학인들이 법을 물으러 오면 질문에 적절하게 대답하였으며, 말이 준엄하고 날카로워 아무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로 말미암아 사방에서 귀의하였으므로 진존숙이라 불렀다. 본서639則 주석1) 참조.

​[설화]


임제의 기봉5)이 남달랐기 때문에 진존숙이 ‘불법의 분명한 대의’를 묻도록 한 것이다.
곧바로 때렸다:세 차례 20방씩 때린 것이니, 이것이 바로 분명한 대의이다.
제가 세 차례 불법의 분명한 대의를 ~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모르겠습니다:임제 스스로 허물이 있어서 맞았다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원래 황벽스님의 불법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군요:물을 만한 불법이 없으며 말로 표현할 여지도 없다6)는 뜻이다.
대우가 임제의 멱살을 움켜잡고 말했다:임제가 또 황벽의 뜻을 착각하지 않을까 염려한 것이다.
임제가 대우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세 차례 쥐어박았다:황벽의 수단을 쓴 것이니, 이것이 ‘분명한 대의’이다.
臨濟機鋒, 不同常流故, 令問的的大義也. 便打者, 三度每二十棒, 是的的大義也. 某甲三問佛法的的大意云云者, 
作過棒會也. 元來黃蘗佛法無多子者, 無佛法可問, 無揷觜處也. 扭住云云者, 又恐他錯會黃蘗意也. 築三拳者, 
用得黃蘗手段, 是的的大意也.
5) 機鋒. 마음을 나타내 보이는 태도나 수단이 민첩하고 날카로운 점을 칼끝[鋒]에 비유한 말이다. ‘기(機)’는 
   수행에 의하여 얻은 마음의 기틀[心機] 또는 그것이 활용되어 진리에 합일하는 것을, ‘봉(鋒)’은 그러한 
   기(機)의 작용이 날카로운 모양을 뜻한다. 선기(禪機)라고도 한다.
6) 무삽자처(無揷觜處). 부리를 꽂을 여지가 없다는 말로서 언어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황벽의 
   몽둥이질은 그 자체로 간명하게 완결된 것이기 때문에 이러니저러니 어떤 말을 붙여도 군더더기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자(觜)’는 ‘취(嘴)’와 통하며 본래 새의 부리를 가리키지만, 사람이나 동물의 입 또는 
   입으로 표현하는 말을 가리키기도 한다.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송

​아홉 가지 고루 갖춘 봉황7)이요,
하루 천 리를 달리는 말8)이로다.
온전한 바람을 일으키는 풀무요,9)
신령한 기틀 움직이는 축이로다.


정면에서 달려들 때는 번개처럼 재빠르고,
어두운 구름 걷힌 그곳에 태양처럼 홀로 밝구나.
호랑이 수염 뽑는 기상 보았는가?
이것이 바로 웅장한 대장부의 모습일세.
天童覺頌, “九包之雛, 千里之駒. 眞風度籥, 靈機發樞. 劈面來時飛電急, 迷雲破處大陽孤. 捋虎鬚見也無? 
箇是雄雄大丈夫.”
7) 구포지추(九包之雛). ‘包’는 보통 ‘苞’로 쓰며 봉황의 특징을 말한다. 천동정각은 『從容錄』86則「頌 評唱」
   大48 p.283a18에서 아홉가지 특징을  지닌봉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서응도를 보면, 
   봉황에게는 아홉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순하게 따르는 것[歸命]이다. 둘째는 법도 곧 하늘의 
   법도에 합하는 마음이다. 셋째는 듣는 작용에 통달한 귀이다. 넷째는 굽혔다 폈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혀이다. 다섯째는 화려하게 빛나는 색이다. 여섯째는 짧고 주황색을 띤 볏이다. 일곱째 날카로운 부리이다. 
   여덟째 격동하며 널리 퍼지는 울음소리이다. 아홉째는 배에 새겨진 문양이다.”(瑞應圖云,鳳有九包. 一曰,
   歸命. 二曰, 心合度, 謂天度也. 三曰, 耳聽達. 四曰, 舌曲申. 五曰, 彩光色. 六曰, 冠短州, 當朱色也. 七曰,
   銳鉤. 八曰, 音激揚. 九曰, 腹戶.)
8) 위의 책86則「頌 評唱」 大48 p.283a21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구방인이 진나라 목공을 위해 말을 
   골랐는데 과연 천 리를 달리는 말이었다.”(九方堙爲秦穆公相馬, 果千里駒.)
9) 탁약(度籥)은 ‘풀무’라는 뜻의 탁약(橐籥)이 바른 말이다. 풀무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물건을 주물하는 불을 
   피우듯이 만물을 조화롭게 하는 근원을 상징한다. 『老子』 5장에 “천지 사이의 조화는 마치 풀무와 같지 
   않은가! 안이 텅 비었지만 끝없이 일어나고, 움직일수록 더욱 많은 바람이 나온다.”(天地之間, 其猶橐籥乎! 
   虛而不屈,動而愈出.)

[설화]

아홉 가지 고루 갖춘 봉황:봉황에게도 무늬가 있다는 말이다. 아홉 가지를 고루 갖추었다는 말은 1구(一句)에 3현(三玄)이 갖추어져 있고, 1현(一玄)에 3요(三要)가 갖추어져 있으니10) 곱해서 아홉이 된다.
하루 천 리를 달리는 말:초탈의 의미이다.
앞의 두 구절은 임제에 대한 찬탄이다.
온전한 바람을 ~ 움직이는 축이로다:구슬이 걸림 없이 구르는 것과 같은 조화를 나타낸다. 황벽에 대한 찬탄이다.
정면에서 달려들 때는 번개처럼 재빠르고:대우를 묘사한 말이다.
어두운 구름 걷힌 그곳에 태양처럼 홀로 밝구나:임제가 깨달은 경계를 상징한다.
호랑이 수염 뽑는 ~ 대장부의 모습일세:대우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세 차례 쥐어박은 것을 말한다.
天童:九包云云者, 鳳也有文彩也. 九包者, 一句中具三玄, 一玄中具三要, 三三是九也. 千里之駒者, 超脫之意. 二句, 
贊臨濟也. 眞風度籥云云者, 玲瓏宛轉也. 贊黃蘗也. 劈面來時云云者, 大愚也. 迷雲破處云云者, 臨濟悟處也. 
捋虎鬚云云者, 大愚肋下築三拳也.
10) 임제의 설에 따른다. “법좌에 올라앉자 어떤 학인이 물었다. ‘제1구는 어떤 것입니까?’ ‘3요의 도장을 찍고 
    떼니 붉은 무늬점이 분명히 나타난다. 이에 대하여 분별하기도 전에 주·객이 갈라지리라.’ ‘제2구는 어떤 
    것입니까?’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어찌 무착(無著)선사의 물음을 용납할 것인가? 그러나 방편이 어찌 번뇌를 
    끊은 근기(문수)와 상충되겠는가!’ ‘제3구는어떤것입니까?’ ‘무대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꼭두각시를 보라. 
    밀거나 당기거나 모두 그 뒤에서 조작하는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임제는 다시‘1구의 말에는 반드시 3현문을 
    갖추고 1현문에는 3요를 갖추어야 방편도 있고 작용도 있게된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 말한 뒤 
    법좌에서 내려왔다.”(『臨濟語錄』大47 p.497a15.上堂.僧問,‘如何是第一句?’ 師云, ‘三要印開朱點側, 
    未容擬議主賓分.’ 問, ‘如何是第二句?’ 師云, ‘妙解豈容無著問? 漚和爭負截流機!’ 問, ‘如何是第三句?’ 師云, 
    ‘看取棚頭弄傀儡. 抽牽都來裏有人.’ 師又云, ‘一句語須具三玄門, 一玄門須具三要, 有權有用. 汝等諸人, 
    作麽生會?’下座.)

​진정극문(眞淨克文)의송 11)
11) 무다자의 뜻을 읊은 게송.

여행 짐 꾸릴 때 사소한 것은 필요 없으니,
갈림길에서 주저하면 길은 점점 멀어지리.
그 자리에서 호되게 삼돈방12)을 내리치고,
밤이 되자 예전대로 갈대꽃밭에 잠드는구나.13)
眞淨文頌, “資粮更不着些些, 歧路年深恐轉賖. 直下痛施三頓
棒, 夜來依舊宿蘆花.”
12) 三頓棒. 형법상 죄인을 다스리는 매질인 일돈방(一頓棒)은 20방이다. 따라서 삼돈방은 60방이 된다.
13) 특별한 일 없이 항상 쉬던 그 자리로 돌아온 담백한 상황으로 ‘무다자(無多子)’의 소식과 상응하는 
    구절이다.​

진정극문의 송 2​

황벽의 불법에 잡다한 법 없다 했으니,
대장부로서 어찌 자신의 말을 어기리.
옆구리 찌른 두 주먹에 분명 소식 있었으니,
황벽에게서 전해 받은 것이 아니라네.14)
又頌, “便言黃蘗無多法, 大丈夫兒豈自乖. 肋下兩拳明有信, 不從黃蘗付將來.”
14) 누구에게 전수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두주먹에 본래 있었던 소식이라는 뜻.

​법진수일(法眞守一)의 송

단제15)의 가풍이 본래 잡다한 구석 없는데,
세 번이나 맞고서도 가리키는 뜻 몰랐다네.16)
대우는 어느 날 가볍게 말을 늘어놓았으니,
황벽의 지시는 원래 매우 친절하였다 하네.
法眞一頌, “斷際家風本沒多, 雖蒙三頓不仙陀. 大愚一日輕饒舌, 黃蘗元來是老婆.”
15) 斷際.황벽의시호.
16) 불선타(不仙陀). ‘선타와 같지 못했다’라는 뜻. 본서 411則 주석8) 참조.『大般涅槃經』권9 大12 
    p.421a29 참조.​

동림상총(東林常總)의 송

​천둥 치고 바람 불면 쉬어야 하거늘,
거대한 자라는 쉼 없이 여울에 올라타네.17)
몸 뒤집어 한 번 들이켜자 바닷물 마르고,
4백 주18)의 산하 전체가 고동치네.
東林總頌, “雷震風行便合休, 巨鼇無便上灘頭. 飜身一吸滄溟竭, 鼓動山河四百州.”
17) 세 번에 걸쳐 벼락같이 맞으면서도 연이어 물었던 임제를 거오(巨鼇)에 비유한 것이다. 거오에 대해서는
    본서184則 주석30)참조.
18) 四百州. 중국 전국토를 말한다. 중국은 송대(宋代)에 약 3백여 주였는데, 이후에 성수(成數)하여 중국 
    전체 강역을 4백주라고 불렀다.

보령인용(保寧仁勇)의 송

천둥번개 요란하게 치고 온 세상19) 어두우니,
어느 집인가 걱정스레 비 들치는 문을 닫네.
갑자기 거센 바람 휘몰아쳐 먹구름 흩어지니,
대낮인데 하늘 가득히 총총하게 별이 빛나네.20)
保寧勇頌, “雷電喧轟海岳昏, 一家愁閉雨中門. 狂風忽起烏雲散, 白日滿天星斗分.”
19) 해악(海岳).사해(四海)와오악(五嶽)으로전국토또는세상전체를가리킨다.
20) 별을 보았다는 것은 깨달음의 징표이다. 부처님이 샛별[明星]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는 고사에서 확장된 
    말이다. 목암안영(木菴案永)의 게송에도 동일한 취지의 게송이 전한다. “요란스레 천둥 치자마자 맑은 
    바람 일어나니, 대낮 하늘 가득 총총하게 별이 빛나네.”(『頌古聯珠通集』권10 卍115 p.109a3. 
    迅雷纔震淸飈起, 白日一天星斗分.);“대낮에 별을 본다는 것은 어둠속의 나무 그림자나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의 자취와 같아서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말한다.”(『從容錄』 77則 「頌 評唱」 大48 p.277a27. 
    白日見星, 此如暗中樹影, 水底魚蹤, 非肉眼能見.)

백운수단(白雲守端)의 송​

한 방의 주먹으로 황학루를 쓰러뜨리고
한 번의 발길질로 앵무주를 뒤집는다.21)
기세가 등등한 때에 기세를 더하고
풍류가 없는 곳에 풍류 일으키노라.22)
白雲端頌, “一拳拳倒黃鶴樓, 一剔剔23)飜鸚鵡洲. 有意氣時添意氣, 不風流處也風流.”
21) 황학루와 앵무주는 양자강과 한수(漢水)가 만나는 무한(武漢)의 명소이며 한시의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당나라 최호(崔顥 704~754)의「黃鶴樓」가 대표적이다. “옛사람이 이미 황학을 타고 떠났으니, 이곳은 텅 
    비고 황학루만 남았구나. 황학은 한번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테니, 흰구름만 영원토록 허공을 떠돌겠구나. 
    맑게 갠 시냇가에 한양의 나무들은 뚜렷이 드러나고, 향기로운 풀은 앵무주에 무성하다. 날은 저무는데 
    고향은 어드메인고? 물안개가 강물에 번져 나의 시름 더하네.”(昔人已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 
    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晴川歷歷漢陽樹, 芳草萋萋鸚鵡洲.日暮鄕關何處是?煙波江上使人愁.)
22) 황학루와 앵무주를 무너뜨리듯이 격(格)을 쳐부수는 일탈(逸脫)의 풍류를 비유로 삼아 임제의 주먹이 
    지니는 취지를 나타내고 있다.
23) ‘剔剔’은‘踢踢’(『白雲守端語錄』·『如淨語錄』·『頌古聯珠通集』등)의 잘못으로 보인다.
    ‘趯趯’(『五祖法演語錄』등)으로 된 곳도 있다.​

삽계일익(霅溪日益)의 송

​이마 세 번 부딪치고24) 우문25)에서 떨어지니,
두 뺨이 햇볕에 쪼여26) 불타는 듯 붉었도다.
하루아침에 문득 복사꽃 물결27) 뚫고 오르면,
무성하게 난 머리의 뿔에 바람과 구름 인다네.

 

바람과 구름 이는 하늘에 머물 수 없으니,
수염 올올이 휘날리며 영주28)로 되돌아가네.
용을 만나서 다시 묻고 답하였는데,
밝은 여의주29) 토해내니 부끄러움 없도다.
霅溪益頌, “點額三迴下禹門, 雙腮曝日赤如焚. 一朝忽透桃花浪, 騰騰頭角生風雲. 風雲生兮不可留, 揚鬚獵獵歸瀛洲. 
老龍相見還相問, 吐出明珠更不羞.”
24) 점액(點額). 이마를 부딪친 것. 잉어가 용이 되기 위해 용문(龍門)으로 오르려다가 오르지 못하고 석벽에 
    이마를 부딪쳐 생긴 상처를 말한다. 역도원(酈道元)의 지리서『水經注』에 “드렁허리(뱀장어의 종류)가 
    굴에서 나와 3월이면 용문을 올라간다. 올라 건너가면 용이 되고 그러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남기고 
    되돌아 간다”라고 하였다. 이후로 점액은 관료가 좌천되거나 과거생이 낙제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이백(李白)의 「贈崔侍御」에서는 “이마에 상처만 남기고 용이 되지 못하면 돌아가 평범한 물고기와 
    짝이 된다”라고 읊었다. 여기서는 임제가 황벽의 의중을 간파하지 못하고 세차례 얻어 맞은 것을 말한다.
25) 禹門. 용문(龍門)이다. 전설에 따르면 우임금이 용문산에 물길을 확장하여 황하가 범람하지 않고 흐르게 
    했다고 한다. 이때문에 용문을 우문이라고도 한다.
26) 점액의 상처를 입고 바위에 떨어진 물고기가 또다시 햇볕에 노출되는 것을 말한다.
27) 도화랑(桃花浪). 음력 2월 복사꽃 필 때 봄비로 산골짜기 얼음이 녹으면 복숭아 꽃이 물결처럼 무성하게 
    피는 현상을 말한다. 전설에 따르면 강나루에 도화의 물결이 일어날 즈음 물고기들이 용문 아래 운집하여 
    용문을 뚫으려고 뛰어 오른다고 한다.
28) 瀛洲.신선이살았다는전설상의동해의신산(神山).
29) 여의주는 본분의 핵심을 뜻한다. 황벽이 오로지 삼돈방만으로 지시한 본분의 핵심은 용이 여의주를 
    토해낸 것과 같고, 그것을 깨우쳐 임제가 대우에게 전한 주먹 세 방 또한 여의주를 토해낸 것과 같으니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취지이다.

숭승원공(崇勝院珙)의 송

자유롭게 되는 순간 자유 잃었고,
지혜가 도리어 어리석음이 되었네.
불법의 대의는 말하지 않고서
쑥대30)로 세 차례 예순 대를 때렸네.

황벽은 노파심에 사무치도록 애썼으니,
대우는 우리 스승과는 관계가 없도다.
요즘 몸을 편안히 하는 법을 배웠으니,
물어오면 오로지 모른다고 대답할 뿐.
崇勝珙頌, “得便宜失便宜, 智慧飜成愚癡. 佛法大意不語, 三回六十蒿枝. 黃蘗老婆徹困, 大愚非干我師. 近來學得安身法,
問着無過惣不知.”
30) 호지(蒿枝). 임제의 말에 근거한다. 도교에서는 이것으로 두들기면 아이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한다. 바르게 
    인도하는 가르침의 수단을 나타낸다. “내가 황벽화상의 회하에 있을 때 세 차례 몽둥이맛을 보았는데, 마치 
    쑥대로 만든 불자(拂子)와 같았다. 오늘 다시 한 방 맛을 보고 싶은데 누가 나를 위해 때려 줄 사람 없느냐?”
    (『景德傳燈錄』권12 「臨濟義玄傳」大51 p.291a6. 我於黃檗和尙處, 三度喫棒, 如蒿枝拂相似. 如今更思一頓喫,
    誰爲我下得手?)

불안청원(佛眼淸遠)의 송

하늘에 맞닿은 푸른 화악산을 쪼개어 열고,
바다까지 소리 내어 흐르는 황하를 방출하네.31)
눈먼 나귀32) 죽은 뒤에 쑥대도 꺾어지니,33)
지금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남았는가?
佛眼遠頌, “擘開華岳連天色, 放出黃河到海聲. 瞎驢死後蒿枝折, 大地如今有幾人?”
31) ‘하늘에 맞닿은 ~ 방출하네’라는 구절은 『宏智廣錄』 권4 大48 p.35c18에 나오는 말이다. 거령신(巨靈神)이 
    화악산을 쪼개고, 하신(河神)이 황하를 방출하는 것과 맞먹는 기력 곧 뛰어난 선기(禪機)를 나타낸다.
32) 할려(瞎驢). 눈먼 나귀. 맹려(盲驢)와 같다. 임제가 임종할 때 인가를 받고 종지를 계승한 
    삼성혜연(三聖慧然)을 가리킨다. 본래는 눈이 멀어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역설적인 뜻이다. 
    “임제가 입적할 즈음에 제자리를 잡고 앉아 말했다. ‘내가 입적한 다음 나의 정법안장을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 삼성혜연이 나와서 말했다. ‘스님의 정법안장을 어찌 소멸시키겠습니까?’ ‘이후에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물으면 그에게 무슨 말을 해주겠는가?’ 삼성이 할을 하자 임제가 ‘나의 정법안장이 이 눈먼 나귀 
    편에서 소멸할지 누가 알겠는가?’라는 말을 마친 뒤 단정한 자세로 입적하였다.”(『臨濟語錄』大47 p.506c3. 
     師臨遷化時, 據坐云, ‘吾滅後, 不得滅却吾正法眼藏.’ 三聖出云, ‘爭敢滅却和尙正法眼藏?’ 師云, 
    ‘已後有人問爾, 向他道什麽?’ 三聖便喝. 師云, ‘誰知吾正法眼藏, 向這瞎驢邊滅却?’ 言訖, 端然示寂.)
33) 진실한 가르침의 수단이 사라졌다는 말.

​개암붕의 송

​비 내리기 전 천둥소리 사람을 몹시 놀라게 하고,
흑풍34)에 먼지 휩쓸린 게 몇 번이던가?
해오라기가 안개와 구름을 뚫고 올라간 다음,
우두커니 푸른 하늘의 둥근 태양 바라보네.
介庵朋頌, “未雨先雷驚殺人, 黑風幾度卷埃塵? 鷺鷥衝斷煙雲後, 竚看靑天大日輪.”
34) 黑風.바람에 모래나 먼지가 섞여서 햇빛을 가린채 맹렬히 부는 회오리 바람.

밀암함걸(密庵咸傑)의 송

일돈방35)에 한 집안 모조리 사라졌거늘,
양돈방에 다시 자손까지 연루시켰도다.
은산과 철벽36)을 모두 뚫어버리니,
만 리 하늘에 구름 없어 우주가 분명하다.
密庵傑頌, “一頓渾家盡滅門, 更加兩頓累兒孫. 銀山鐵壁俱穿透, 萬里无雲宇宙分.”
35) 一頓棒. 임제가 황벽에게 불법의 대의를 물었다가 세 차례 맞은 것이 삼돈방인데, 그것을 둘로 나누어 
    읊었다. 주석12) 참조.
36) 은산철벽(銀山鐵壁).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산과 무쇠로 가로막힌 벽을 말한다. 이 은산을 마주하고 어떤 
    장비도 없이 올라가야 하고, 철벽 앞에서 맨몸으로 뚫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언어와 사고 등 모든 
    수단이 박탈되어 해결할 길이 전혀없는 극한의 경계를 비유한다.

​무진거사의 송

​임제가 삼하37)를 보내는 동안에,
황벽의 선을 참구하지 않았는데,
찾아가 묻고서 예순 대를 맞자,
손발 둘 곳 몰라 까마득했다네.

 

노파심 간절했음을 문득 깨닫자,
바꾸어 옆구리를 쥐어박았으니,
아무도 이 뜻을 모르고,
임제 문하는 삼현을 설한다고 하네.38)
無盡居士頌, “林際度三夏, 不叅黃蘗禪, 上來六十棒, 手脚遂茫然. 忽悟婆心切, 飜行肋下拳, 無人知此意, 林下說三玄.”
37) 三夏.삼년또는세번의하안거(夏安居).
38) 보통 임제선의 핵심을 삼현·삼요 등이라 말하지만, 황벽으로부터 60방을 맞고 까마득해졌다가 그 뒤에 
    대우의 옆구리에 고스란히 전한 소식이야말로 임제선의 본령이라는 뜻이다.

열재거사의 송39)
39) 세상 가득 눈이 내려도 봄의 전령은 땅 속에서 미동을 시작한다.매화 한송이가 그 조짐을 눈 속에서 알린다. 
    임제가 황벽에게 삼돈방을 맞고 어리둥절했을 때의 소식이 그것이다. 깨달음의 씨앗은 그때의 은산철벽에 
    이미 뿌려진 것이며, 대우를 만났을 때 맞이한 봄에 우연히 매화가 만발한 것은 아니다.

​눈 속에 핀 한 송이 매화가,
봄이 왔다고 곧바로 알리네.
술 한 잔 마심이 어떠한가?
숲 가득 매화 피길 기다려야 하리.
悅齋居士頌, “一枝雪中梅, 便知春到來. 如何一盃酒? 須待滿林開.”

위산영우(潙山靈祐)와 앙산혜적(仰山慧寂)의 문답

위산이 이 공안을 제기하고 앙산에게 물었다. “임제는 대우의 힘을 입었는가, 황벽의 힘을 입었는가?” 앙산이 말했다. “호랑이의 수염을 뽑았을 뿐만 아니라 호랑이의 머리에 앉을 줄도 알았습니다.”
潙山擧問仰山, “臨濟得大愚力黃蘗力?” 仰山云, “非但捋虎鬚, 亦解坐虎頭.”

[설화]

대우의 힘은 호랑이의 머리이고, 황벽의 힘은 호랑이의 수염이다.
潙仰問答:大愚力是虎頭;黃蘗力是虎鬚也.

​향산온량(香山蘊良)의 수대40)

​방장실에서 수대하며 어떤 학인에게 물었다. “황벽이 임제를 세 차례 때렸을 때 임제는 곧장 깨달았는데, 여기 와 있는 지주(知州), 지현(知縣)41)들은 매일 밤마다 오면서도 어째서 깨닫지 못하는가?” 학인이 아무 대꾸도 없자 대신 말했다. “이런 천한 놈42)에게 조금도 배워서는 안 된다.” 다시 말했다. “깨닫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香山良, 室中垂代, 問僧, “黃蘗打林際三頓棒, 林際便悟去, 而今知州知縣, 每日打到夜, 因什麽不悟?” 無對, 代云, 
“不可惣學這厮兒.” 又云, “莫道不悟.”
40) 垂代.일정한 공안을 일러주어[垂語] 그 관건에 대하여 묻고서 대신 대답하는[代語]설법형식이다.
41) 지주와 지현은 각각 주와 현을 다스리는 지방관직이다.
42) 시아(廝兒). 임제를 가리킨다. 보화(普化)가 임제를 역설적으로 칭찬한 말이다. “하양은 신부같이 남의 말만 
    잘 듣는 선이요, 목탑은 친절하게 말로 풀어놓는 노파선인데, 천한 임제에게 도리어 바른 눈 하나[一隻眼]가 
    달렸구나.”(『臨濟語錄』大47 p.503b14.河陽新婦子,木㙮老婆禪,臨濟小廝兒,卻具一隻眼.)

[설화]

​여기 와 있는 지주, 지현들은 매일 밤마다 오면서도 어째서 깨닫지 못하는가:눈앞에서 60대를 때린 것과 같다.
이런 천한 놈에게 조금도 배워서는 안 된다:임제가 어떤 점에서 깨달은 것인가를 물은 것이다.
깨닫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라:어떤 점에서 깨닫지 못한 것인가를 물은 것이다.
香山:而今知州知縣云云者, 現成六十棒也. 不可惣學云云者, 什麽處是悟處. 又云莫道不悟者, 什麽是不悟.

오조법연(五祖法演)의 상당

​백운수단(白雲守端)의 ‘한 방의 주먹으로 ~ 풍류 일으키노라’라는 송을 제기하고 말했다. “대중들이여! 만약 나의 문하로 왔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주먹을 빌려야 했을 것이다.”
白雲演, 上堂, 擧白雲端頌, ‘一拳, 至也風流’ 師曰, “大衆! 若到白雲門下, 須要衆人助拳.”

[설화]

​대우가 그렇게 말한 것이 주먹으로 쓰러뜨리고 발로 뒤집는 것이라는 말이다.
기세가 등등한 때에 기세를 더하고:60대를 때린 것에 해당한다.
만약 나의 문하로 ~ 빌려야 했을 것이다:대우의 의중이 드러나도록 도와준 말이다.
白雲:大愚伊麽道, 是拳倒踢飜也. 有意氣時云云者, 還是六十棒也. 若到白雲門下云云者, 助大愚之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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