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사상/공안집 II

655칙 목주대사 睦州大事

실론섬 2026. 4. 21. 16:09

655칙 목주대사 睦州大事

[본칙]

​목주가 대중에게 말했다. “일대사1)를 아직 밝히지 못했다면 마치 부모를 잃은 듯이 하고, 일대사를 이미 밝혔더라도 역시 부모를 잃은 듯이 하라.”2)
睦州, 示衆云, “大事未辦, 如喪考妣, 大事已辦, 如喪考妣.”
1) 대사(大事). ‘대사( mahākrtya)’란 가장 중요한 일 또는 근본적인 일이란 뜻으로서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또는 
   줄여서 일대사(一大事)를 뜻한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설법하신 목적을 가리키기도 한다.
2) 일대사를 깨닫기 전이나 깨달은 다음이나 부모를 잃은 듯이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궁구하라는 뜻을 강조한 
   말이다. “(佛燈珣禪師가 비탄한 심정으로 말했다.) ‘이번 생에 철저히 깨닫지 못한다면 맹세코 이부자리를 펴고 
   자지 않으리라.’ 이와 같이 각오하고서 49일 동안 오로지 노주에 기대어 선 채로 수행하는 모습이 마치 부모상을 
   당한 상주와 같았는데, 마침내 크게 깨달았다.”(『禪關策進』「誓不展被」大48 p.1105c8. 此生若不徹證, 誓不展被. 
   於是四十九日, 只靠露柱立地, 如喪考妣, 乃得大悟.);“옛사람은 마치 부모상을 치르듯이 애절하게 사유하였으나 
   요즈음 학인들은 아무래도 좋은 듯이 소홀해 보인다. 어디에 그대들을 대신하여 깨달아 줄 특별한 사람이 
   있겠는가! 안타깝게도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구나. 면밀하게 스스로 궁구하고 자세하게 관찰하며 찾다가 힘을 
   쓸 필요가 없는 경계에 이르면 저절로 모든 인연을 쉬게 되는데 이를 것이니 방해가 될 것이 무엇인가?”
   (『景德傳燈錄』 권28 「臨濟義玄語」 大51 p.447b11. 古人思惟, 如喪考妣, 如今兄弟, 見似等閑. 何處別有人, 
   爲汝了得! 可惜時光虛度. 何妨密密地自究子細觀尋,至無著力處,自息諸緣去?)

​[설화]

​일대사를 아직 밝히지 못했다면 마치 부모를 잃은 듯이 하고:음악을 들어도 즐거운 줄 모르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있는 줄 모른다3)고 했으니, 소리와 색에 부림을 당해 죽지 않고 일대사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대사를 이미 밝혔더라도 역시 부모를 잃은 듯이 하라:아직 깨달음의 경계에 들어서지 못했다면 반드시 깨달음의 경계로 들어서야 하며, 이미 깨달음의 경계에 들어섰더라도 모름지기 그 경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곳에서 ‘봄바람 불지 않아 꽃이 피지 않더니, 꽃이 피고 나니 또한 그 바람에 불려 떨어진다’4)라고 한 말과 통하는 뜻이다. 
돌아가신 부모를 뜻하는 고비(考妣)란 말에서 고(考)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비(妣)는 어미니가 돌아가신 것을 뜻한다. 혹 선고선비(先考先妣)라고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상(喪)은 평성으로 발음할 때는 상을 치른다는 뜻으로서 그 음을 따르면 상실(喪失)한다는 뜻이 되니,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을 어찌 다시 잃을 수 있겠는가!5)
大事未辦如喪考妣者, 聞樂不樂, 食旨不甘, 不被聲色使殺, 能辦大事也. 大事已辦云云者, 未得箇入頭處, 須得箇入頭處;
旣得箇入頭處, 須得箇出路也. 他處云, ‘不得春風花不開, 花開又被風吹落也.’ 考妣者, 父死曰考, 母死曰妣. 或云, 
先考先妣者, 誤矣. 喪平音, 行喪也, 則音則喪失義, 已爲考妣, 則更
何言喪乎!
3) 공자(孔子)의 말. “군자는 부모상을 당하면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있는 줄 모르고 음악을 들어도 즐거운 줄 
   모르니 일상생활이 언제나 불안하다.”(『論語』「陽貨」.夫君子之居喪,食旨不甘,聞樂不樂,居處不安.)
4) 여러 선사들이 이 구절을 인용하였는데, 청봉전초(靑峰傳楚)의 말이 대표적이다. “어떤 학인이 청봉전초
   선사에게 물었다. ‘대사를 이미 밝혔는데, 어째서 또한 부모를 잃은 듯이 간절해야 합니까?’〈비록 분별의 
   티끌이 사라졌더라도 여전히 법에 대한 애착이 남아 있다.〉 ‘봄바람 불지 않아 꽃이 피지 않더니, 꽃이 피고 
   나니 또한 그 바람에 불려 떨어진다.’〈법률을 만든 것도 소하(蕭何)이고, 법률을 망친 것도 소하이다.〉”
   (『虛堂集』 57則「靑峰大事」 卍124 p.576a16. 擧, 僧問靑峰楚禪師, ‘大事已明, 爲甚麽亦如喪考妣?’〈雖盡情塵, 
   猶存法愛.〉 峰云, ‘不得春風花不開, 及至花開又吹落.’〈成也蕭何,敗也蕭何.〉)소하에대해서는본서44則 
   주석8)참조.
5) ‘선고선비’에서 선(先)은 앞서다 또는 잃다는 뜻이 되어‘고비’라는 말에 이미 들어 있는 뜻과 중복된다는 
   해설이다.

​보령인용(保寧仁勇)의 송

봄이 지나면 가을이 오는 것이 고금의 이치이니,
서로 만나본 뒤 오랜 세월 흘렀다고 말하지 마라.
주리면 먹고 목마르면 마실 뿐 다른 일은 없으니,
머리 가득 눈서리 맞는 듯해도 그저 받아들인다네.
保寧勇頌, “春去秋來古與今, 相逢休論歲時深. 饑飡渴飮無他事, 盡聽滿頭霜雪侵.”

[설화]

​흘러가는 세월의 변천을 읊은 게송이다. 이 게송 마지막 구절의 진(盡)자는 ‘일임하다’, ‘허용하다’는 뜻이다.
保寧:古往今來時節遷變也. 此出頭處盡字, 任也許也.

'한국전통사상 > 공안집 II' 카테고리의 다른 글

677칙 덕산아야 德山啊  (1) 2026.04.21
672칙 덕산편방 德山便棒  (0) 2026.04.21
639칙 목주담판 睦州擔板  (0) 2026.04.21
633칙 임제편할 臨濟便喝  (0) 2026.04.21
607칙 임제불법 臨濟佛法  (0)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