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5칙 동산삼신 洞山三身
[본칙]
동산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삼신 중 어떤 몸이 차별 현상에 떨어지지 않습니까?”1) “나는 항상 이 문제를 간절하게 생각해왔다.” 그 학인이 뒤에 조산에게 물었다. “동산이 ‘나는 항상 이 문제를 간절하게 생각해 왔다’라고 한 말은 무슨 뜻입니까?” “내 머리가 필요하다면 베어 가거라.” 그 학인이 이번에는 설봉에게 묻자 설봉이 주장자로 입을 찌르며 말했다. “나도 동산에 다녀온 적이 있느니라.”
洞山因僧問, “三身中那身不墮諸數?” 師云, “吾常於此切.” 僧後問曺山, “洞山道, ‘吾常於此切.’ 意旨如何?” 曺云,
“要頭斫將去.”2) 僧又問雪峯, 峯以拄杖劈口打云, “我也曾到洞山來.”
1) 불타제수(不墮諸數).『維摩經』에 나오는 구절이다. 상대적인 현상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로서 불신(佛身)은
유·무, 범·성 등 대립적 권역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數’란 법수(法數)라는 뜻으로 현상이나
일정한 존재를 몇 가지 수로 분류하는 일종의 범주이다. 무위(無爲)·무상(無相)의 경계에 속하는 불신은 유위의
어떤 현상에도 제한되지 않는다. “<경> 부처님의 몸은 무위이니 유위의 모든 현상에 떨어지지 않는다. <주>
승조(僧肇)가 말했다. ‘법신은 억지로 하는 일이 없지만 하지 못하는 것도 없다. 하지 못하는 것도 없기 때문에
몸에 병이 있는 것처럼 나타내고, 억지로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어떤 현상에도 떨어지지 않는다.’”(『注維摩詰經』
권3 大38 p.360a13. 佛身無爲, 不墮諸數. 肇曰, ‘法身無爲,而無不爲.無不爲故,現身有病;無爲故,不墮有數.’)
2)『洞山語錄』大47 p.510b26에는“要頭便斫去”로 되어 있다.
[설화]
삼신 중 ~ 떨어지지 않습니까:법신은 고요하여 과거·미래·현재의 차별이 없으니 법신이야말로 어떤 차별 현상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삼신은 원만하게 융합하고 십신3)도 서로 걸림이 없으니 그 하나하나의 몸이 모두 어떤 차별 현상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항상 이 문제를 간절하게 생각해왔다:어느 한편에 치우쳐 분별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내 머리가 필요하면 베어 가거라’고 한 말과 통한다.
나도 동산에 다녀온 적이 있느니라:이렇게 한 말들이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세 선사의 뜻이 같은가? 아니면 제각기 다른가? 같은 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속의 소금 맛이 보이지는 않지만 물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고, 오색단청 속의 아교 성분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단청색 전체에 스며 있듯이 틀림없이 있는 것이어서 없다고 말할 수 없다.4) 그러므로 승천전종(承天傳宗)의 염에서 그렇게 말했고, 대혜종고(大慧宗杲)도 사람들이 그렇게 이해할까 염려하여 그 취지를 말했던 것이다.
三身中云云者, 法身凝寂, 非去來今, 則法身不墮諸數也. 三身圓融, 十身無礙, 則一一不墮諸數也. 吾常於此切者,
一隅分辨不得也, 則要頭斫將去也. 我也曾到云云者, 皆是道不是也. 三師意一般耶, 各別耶? 一般是道不得也. 然水中鹽味, 色裏膠精, 決定是有, 不可道無也. 故承天宗拈云云, 雲門杲, 又恐人伊麽會故云云.
3) 十身. 화엄학에서 삼세간의 모든 법을 포섭하는 개념. 십지(十地) 중 제8 부동지(不動地)의 보살은 중생심을
잘 알아 이십신으로 자신의 몸을 삼는다.곧 중생신(衆生身)·국토신(國土身)·업보신(業報身)·성문신(聲聞身)·
독각신(獨覺身)·보살신(菩薩身)·여래신(如來身)·지신(智身)·법신(法身)·허공신(虛空身) 등을 말한다.『華嚴經疏』
권1 大35 p.505c27, 『華嚴經隨疏演義鈔』권1 大36 p.9b26 참조.
4)『景德傳燈錄』권30「傅大士心王銘」大51 p.456c28 등에나오는구절.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송
세상에 들어가지 않아 아직 인연을 따르지 않으니,5)
겁호6)의 빈곳에 대대로 전한 가문의 비밀7) 있도다.
부평초에 잔잔한 바람 불어오는 가을 강 저녁 무렵,
옛 언덕으로 온통 안개 두른 배 한 척 돌아오누나.
天童覺頌, “不入世未循緣, 劫壺空處有家傳. 白蘋風細秋江暮, 古岸船歸一帶煙.”
5) 『直註天童頌古』 권하 卍117 p.808b16에는 “범부와 성인 그 어느 편에도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凡聖)라는
착어가 붙어 있다. 어떤 차별도 없는 경계라는 해설이다.
6) 劫壺. 어떤 차별도 나타나기 이전의 별세계(別世界). ‘겁’은 영겁(永劫) 또는 공겁이전(空劫以前), ‘호’는
호리병 속의 별천지[壺中天地]라는 뜻이다. 원래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선경(仙境)을 가리킨다. 본서312則
주석14)참조.
7) 말로 전할수 없는 무차별의 종지.
[설화]
앞의 두 구절은 ‘모든 차별 현상에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뜻을 가리키고, 그 아래 두 구절은 이 순간에 법 그대로 실현된 풍경을 나타낸다. ‘법 그대로 실현된 풍경’이라는 말은 ‘물속의 소금 맛’이라 운운한 뜻(본칙 설화)을 가리킨다.
겁호:공겁(空劫) 때의 본분사로서 ‘호리병 속의 별천지’라 말하는 뜻과 같다.
天童:二句, 不墮諸數意也, 下言今日如法就向也. 如法就向者, 水中鹽味云云也. 劫壺者, 空劫時事, 如壺中天地云云也.
보령인용(保寧仁勇)의 송
이 간절함을 슬프게도 밖으로 내달리며 구하니,
가장 친한 사람이 어째서 원수와 같이 보일까?
시종일관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 전혀 없으니,
다시 조산이 그대 머리 찾을 일이 있으리라.
保寧勇頌, “此切堪傷走外求, 至親何故似怨讎? 始終滿面無慙色, 更有曺山乞你頭.”
설두법령(雪竇法寧)의 송
항상 이를 절실히 여겨 묘하게 빼어난 경지 되니,
차별 현상에 떨어지지 않는 몸은 바로 이 몸일세.
다시 조산에게 물어도 필요하면 머리 준다 하겠지만,
진실이 있는 듯한 말로 남을 속이는 짓은 그만두라.
雪竇寧頌, “常於此切妙超倫, 不墮之身是此身. 更問曺山要頭與, 休將實語作謾人.”
열재거사의 송
나는 항상 이를 절실히 여겨왔다고 말할 줄 아니,
한 번 물 마실 때마다 한 번 목 메이는 격이구나.
우습구나, 세상 사람들이 그 사람을 몰라보고,
타고난 그의 코를 제멋대로 비튼다네.
悅齋居士頌, “解道吾常於此切, 一廻飮水一廻噎. 堪笑世人不識渠, 孃生鼻孔恣扭捏.”
승천전종(承天傳宗)의 염
“여러 상좌들이여! 세 가지 중 하나의 일전어(一轉語)는 ‘바다의 파도는 잠잠하고 황하는 맑아졌다’8)는 뜻과 상응하고, 다른 하나의 일전어는 ‘바람은 거세고 달은 밝다’는 뜻과 상응하며, 나머지 하나의 일전어는 ‘도적의 말을 빼앗아 타고 도적을 쫓아간다’9)는 뜻과 상응한다. 한번 그 차이를 가려내보기 바란다. 만일 어떤 납승이 나와서 ‘전혀 그러한 뜻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면 그에게 진리를 보는 하나의 눈이 갖추어져 있다고 인정해 줄 것이다.”
承天宗拈, “諸上座! 一轉語, 海晏河淸;一轉語, 風高月冷;一轉語, 騎賊馬趂賊. 試請辨看. 忽有箇衲僧出來道, ‘惣不與麽.’
也許伊具一隻眼.”
8) 해안하청(海晏河淸). 어떤 문제도 없이 잘 다스려지고 있는 태평한 세상을 나타낸다. 언어 등의 조짐이 전혀
나타나기 이전의 경계를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법신을 꿰뚫는 구절은 어떤 것인가?’ ‘바다의 파도는 잠잠하고
황하는 맑아졌다.’”(『雲門廣錄』卍118 p.351a17.問,‘如何是透法身句?’師云,‘海晏河淸.’)
9) 상대의 수단을 그대로 활용하여 역으로 상대를 점검하거나 공격하는 수단으로 쓴다는 말.
[설화]
‘바다의 파도는 잠잠하고 황하는 맑아졌다’는 구절은 정위(正位), ‘바람은 거세고 달은 밝다’는 구절은 편위(偏位), ‘도적의 말을 빼앗아 타고 도적을 쫓아간다’는 구절은 겸대(兼帶)이다.10) 그러므로 세 선사의 뜻은 모두 단적인 소식이 아니다.
만일 어떤 납승이 ~ 말한다면:앞에서 제기한 세 구절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진리를 보는 하나의 눈이 갖추어져 있다고 인정해 줄 것이다:한편으로는 칭찬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비난하는 말이다.
承天:海晏河淸則正位, 風高月冷則偏位, 騎賊馬趂賊, 則兼帶也. 然則三師意, 皆不端便也. 忽有个衲僧云云者,
不落前三句也. 許伊具一隻眼者, 一則賞, 一則罰.
10) 동산과 조산의 문답이 중심이 되어 있으므로 조동종(曹洞宗)의 오위설(五位說)로 해석한 것. 정위는 모든
차별을 벗어난 무차별의 지위, 편위는 갖가지 차별세계에서 전개하는 지위, 겸대는 정위와 편위를 모두
지니면서 어느 편에도 집착하는 않는 지위를 각각 말한다.
대혜종고(大慧宗杲)의 거
승천전종의 염을 제기하고 “이러한 말로는 세 선사의 뜻을 꿈에도 알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 뒤, 다시 말했다. “어째서 고황(膏肓)11)의 혈(穴)에 침을 놓지 못하는가!”
雲門杲, 擧承天宗拈云, “恁麽葛藤, 也未夢見三箇老漢在.” 復云, “何不向膏肓穴上下一針!”
11) 고치기 어려운 부위. 심장 하부의 작은 비계를 ‘고’, 가슴 위의 얇은 막을 ‘황’이라한다. 이곳에 병이 들면고
치기 어렵다고 한다. 여기서는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되는 요소 곧 관건(關鍵)을 나타낸다.
[설화]
이러한 말로는 ~ 못할 것이다: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니 곧 세 선사의 의중을 모른다는 뜻이다.
어째서 고황의 ~ 놓지 못하는가:세 구절에 적합하게 그 병통을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雲門:伊麽至老漢者, 摠不伊麽, 則不會三師意也. 膏肓云云者, 當三句治其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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