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칙 경청종자 鏡淸鐘子
[본칙]
경청도부(鏡淸道怤)가 승당 앞에서 직접 종을 치며 말했다. “현사선사가 말한 것이다! 현사선사가 말한 것이다!” 이때 어떤 학인이 나와서 물었다. “현사선사께서 무슨 말씀을 했습니까?” 경청이 일원상을 그리자 학인이 말했다. “만약 참구가 무르익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렇게 하실 줄 알겠습니까?” “나에게 짚신 값을 돌려다오.”
鏡淸於僧堂前, 自擊鐘子云, “玄沙道底! 玄沙道底!” 時有僧出來云, “玄沙道什麽?” 師乃作一圓相, 僧云, “若不久叅.
爭知伊麽?” 師云, “還我草鞋錢來.”
[설화]
직접 종을 치며 ~ 무슨 말씀을 했습니까:『광등록』1)에 “현사선사가 공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신음소리를 내고 뛰어오르며 말했다. ‘이 종이 내 배 속에서 울린다.’”라는 일화가 전한다.2)
일원상을 그렸다:현사선사가 한 말은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만일 참구가 무르익지 ~ 알겠습니까:스스로 알았다고 여겼다는 뜻이다.
나에게 짚신 값을 돌려다오:그러한 견해라면 헛되이 짚신만 떨어뜨리며 돌아다닌 것이라는 뜻이다.
自擊鐘子云云者, 廣燈錄云, “玄沙因齋鐘鳴, 作忍痛聲, 騰身云, ‘這箇鐘子在我肚裏鳴.’” 作一圓相者, 玄沙底畵出也.
若不久叅云云者, 自謂得知也. 還我云云者, 伊麽見解, 虛踏草鞋也.
1) 『광등록』은 『天聖廣燈錄』을 말하지만, 이 책에 일치하는 구절은 없고 『玄沙廣錄』에나온다.
2) 전문은 다음과 같다. “종소리가 울리자 선사가 신음하는 소리를 내고 뛰어오르며 말했다. ‘이 종소리가
내 배 속에서 울린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상좌가 대답했다. ‘화상의 몸은 괜찮으십니까?’
‘그대는 또다시 분별하여 말해서 무엇 하려는가?’ ‘화상께서도 스스로 물어서 무엇 하시겠습니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저인들 어찌 이와 같이 했겠습니까?’ ‘그렇다, 그래!’ ‘네, 네!’”(『玄沙廣錄』 권상
卍126 p.366a8. 因鍾鳴次, 師作忍痛聲, 騰身云, ‘者箇鍾在我肚裏鳴. 你諸人, 且作麽生?’ 展上座對云,
‘和尚尊體如何?’ 師云. ‘你又分疎作麽?’ 云, ‘和尚又自問作麽?’ 師云, ‘我要不如此.’展云, ‘某何曾如此?’
師云. ‘是,是!’ 展云. ‘喏,喏!’)
열재거사의 송
현사가 한 말 아무도 이해 못하니,
허공을 집어내어 산산이 부수었네.
신발 신은 석녀 맑은 물에 노닐고,
두건 두른 원숭이 대열 따라가네.
悅齋居士頌, “玄沙道底無人會, 拈出虛空百雜碎. 着靴石女弄淸波, 褁帽胡孫趂大隊.”
[설화]
허공을 집어내어 산산이 부수었네:경청의 의도는 일원상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신발 신은 ~ 따라가네:비록 작용이 있을지라도 그 형상을 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悅齋:拈出虛空百雜碎云云者, 意不執圓相也. 著靴云云者, 雖有其用, 亦不可得其形狀也.
설두중현(雪竇重顯)의 염
“채주3)처럼 거의 함락될 뻔했구나.”4)
雪竇顯拈, “洎被打破蔡州.”
3) 蔡州. 당나라 때 안사(安史)의 난이 일어나자 토벌군의 대장 이소(李愬)가 밤에 주위의 소란을 틈타
기습한 끝에 대적(大賊)을 붙잡아 서울로 호송한 고사에 기초한다. 토벌군은 채주 성벽 부근의 연못에서
오리 떼를 날려 주위를 소란하게 만들고 그 사이에 병력이 성벽 아래까지 발각되지 않고 진군하여 쉽게
성을 함락시켰다. 이 고사에서 기습공격을 통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을 일컫는 ‘지아야격(池鵝夜擊)’
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4) 채주가 점령당하듯이 핵심을 간파당하는 위태로운 지경에 빠질 뻔했다는 뜻. 채주는 반란군 또는 도둑이
있는 소굴을 상징한다. 선사들이 감추고 있는 선기(禪機)의 요소를 도둑의 거점에 비유하는데, 경청이 그
학인의 점검에 자신의 선기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었다는 뜻으로 쓰였다. 곧 경청의 마지막 한마디가
없었다면 학인의 한마디에 자신의 거점을 함락당할 뻔하였다는 평가이다. 고남통문(古南通門)은 학인
자신의 채주성이 경청에 의해 그 이전에 이미 함락되었다고 평가했다. “그 학인이 비록 경청의 속뜻을 잘
빼앗긴 했어도 채주성으로 말하자면 함락된 지 오래되었다.”(『宗門拈古彙集』권34 卍115 p.913a9.
古南門云, ‘者僧雖善成褫鏡淸, 若論蔡州城, 打破多時了也.’) 설두는 다른 곳에서도 이 비유를 쓰고 있다.
“어떤 학인이 설두에게 물었다. ‘눈앞에 마주치는 깨달음의 경계란 어떤 것입니까?’ ‘바람이 부니 먼지가
일고, 새가 날아가니 깃털이 떨어진다.’ ‘다시 한번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거의 나의 속뜻을
간파당할뻔 했구나.’”(『雪竇語錄』권1 大47 p.676a16.僧問,‘如何是觸目菩提? ’師云, ‘風動塵起, 鳥飛落毛.’
進云,‘乞師再垂方便.’師云,‘洎被打破蔡州.’) 여기서는 자칫 잘못했으면 학인의 질문에 다시 한마디 더하여
선기를 망칠 뻔했다는 말로 쓰였으며, 앞서 한 대답에 덧붙일 것이 없다는 뜻이 숨어있다.
[설화]
경청은 빠져나갈 길이 있었다는 뜻이다.
雪竇:鏡淸也有出身之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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