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사상/공안집 II

1173칙 도비금계 道丕金鷄

실론섬 2026. 4. 22. 17:37

1173칙 도비금계 道丕金鷄

[본칙]

홍주 봉서산의 동안도비(同安道丕)1)선사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화상의 가풍은 어떤 것입니까?” “금닭은 알을 품고 은하수2)로 돌아가고, 옥토끼는 새끼를 배고 자미궁3)으로 들어갔다.” “느닷없이 손님이 찾아온다면 무엇으로 대접합니까?” “금과일은 이른 아침에 원숭이가 따갔고, 옥꽃은 저녁 늦게 봉황이 물어온다.”   
洪州鳳棲山, 同安丕禪師, 因僧問, “如何是和尙家風?” 師曰, “金雞抱子歸霄漢, 玉兎懷胎入紫微.” 僧云, “忽遇客來,
將何祗對?” 師曰, “金菓早朝猨摘去, 玉花晩後鳳銜來.”
1) 생몰연대 미상. 당말 오대(五代) 때 조동종(曹洞宗) 선사. 운거도응(雲居道膺?~902)의 제자로서 건창부
   (建昌府 동안원(同安院)에 주석하였다.
2) 소한(霄漢).은하수[天河] 또는 하늘[天空].
3) 紫微宮. 자미원(紫微垣)이라고도 한다. 성관(星官)의 명칭으로 삼원(三垣:紫微垣, 太微垣, 天市垣)의 
   하나이다. 삼원은 28수(宿)와 함께 주요한 지위를 점유하고 있는 성관이다. 자미원에는 15과(顆)의 별이 
   양쪽으로 나뉘어 배열되어 있으며,북극성을 중추로하여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형상이다.

​[설화]

​금닭은 알을 품고 ~ 자미궁으로 들어가다:『동방삭십주기(東方朔十州記)』에 “금닭이 알을 품고 푸른 하늘 위로 돌아갔다”라고 하였으며, 『영림집(影林集)』에 “옥토끼가 새끼를 배고 자미궁으로 들어갔다”라고 하였다. 금은 서쪽에 속하고 닭을 나타내는 유(酉) 또한 서쪽 방위에 속한다.4) 알[子]은 이미 나타난 존재를 가리킨다.5) 금닭이 알을 품었다는 것은 정위(正位) 중에 편위(偏位)가 있다는 뜻이다.6) 옥에는 따뜻하고 윤택한 덕이 있는데, (12지지 중) 토끼를 나타내는 묘(卯)는 동쪽 방위에 속하며, 태아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존재를 가리킨다. 옥토끼가 새끼를 뱄다는 것은 편위 중에 정위가 있다는 뜻이다. ‘은하수로 돌아가고’, ‘자미궁으로 들어갔다’고 한 말은 편위와 정위가 자기 본래의 지위를 벗어난 적이 없다는 뜻이다.   
느닷없이 손님이 찾아온다면 무엇으로 대접합니까:접대를 하여야 온다는 뜻이다. ‘금과일’이란 말에서 ‘금’의 뜻은 앞의 풀이와 같고, 과일은 결실을 나타낸다. ‘이른 아침’이란 밝음을 나타내고, ‘원숭이’란 문채가 전혀 없음을 말한다. ‘따갔다’는 말은 무차별의 저편[正位]을 향해 갔다는 뜻이다.7) ‘옥꽃’이라는 말에서 ‘옥’의 뜻은 앞의 풀이와 같고, ‘꽃’은 결실을 이루기 위한 원인이다. ‘저녁 늦게’란 어두움을 나타내고, ‘봉황’이란 문채가 있음을 말한다. ‘물어온다’는 말은 차별의 이편[偏位]으로 돌아왔다8)는 뜻이다. 그러므로 ‘금과일은 ~ 따갔다’는 구절은 편위로부터 정위에 이른 것을 나타내며, ‘옥꽃은 ~ 물어온다’는 구절은 정위로부터 편위로 돌아온 것을 나타낸다.   
金鷄抱子云云者, 東方朔十州記云, “金鷄抱子, 歸於碧天之上.” 影林集云, “玉兎懷胎, 入於紫微之宮.” 金屬西, 鷄酉亦屬西,

子已現之物也. 金鷄抱子, 則正中有偏也. 玉有溫潤之德, 兎卯屬東, 胎未現之物也. 玉兎懷胎, 則偏中有正也. 歸霄漢入紫微,

則偏正不曾離本位也. 忽遇客來云云者, 接待方來也. 金義如前, 果則結實也. 早朝者, 明也. 猿者, 沒文彩也. 摘去者, 
向去也. 玉義如前, 花則因花也. 晩後者, 暗也. 鳳者, 有文彩也. 銜來者, 却來也. 然則金果至摘去者, 從偏至正也;
玉花至銜來者, 從正來偏也.
4) 금은 오행(五行)의 하나로 삼라만상과 인간사를 결정하는 수·화·목·금·토 등 다섯 가지 근본 요소에 
   속한다. 12지지(地支) 중 닭에 해당하는 유(酉)는 금이면서 동시에 서쪽방위를 나타낸다.
5) 알을 뜻하는 자(子)는 수(水)에 해당되므로 ‘금닭이 알을 품었다’라는 말은 오행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금이 어미로서 자식인 수를 생하는 ‘금생수(金生水)’가 된다.
6) 동안도비는 조동종(曹洞宗)의 선사이므로 조동종의 편정오위설(偏正五位說)에 따라 내린 해설이다. 
   그러나 이러한 풀이는 본칙에 대한 염송가(拈頌家)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7) 향거(向去). 조동종의 공훈오위(功勳五位) 중 공공시(共功時)를 나타낸다. 본서 1175則「同安向去」
   본칙<설화> 참조.
8) 각래(却來). 조동종의 공훈오위(功勳五位) 중 공공시(功功時)를 나타낸다. 본서 1175則 「同安向去」
   본칙<설화> 참조.

단하자순(丹霞子淳)의 송

​대낮에는 안개에 싸인 산 높이 솟았더니,
한밤중에는 맑은 하늘에 뜬 달이 곱더라.
하나로 고요히 비추니 부신 하늘 아득하고,
밝음과 어둠 어울려 만물의 조짐 이전일세.
丹霞淳頌, “日午煙凝山㟮屼, 夜央天淡月嬋娟. 混然寂照寒霄永, 明暗圓融未兆前.”

[설화]

첫 번째 구절은 정위이고, 두 번째 구절은 편위이다. 이 두 구절은 ‘금과일은 이른 아침에 ~ 봉황이 물어온다’라는 뜻에 상응한다. 나머지 두 구절은 편위와 정위가 각각 본래의 지위를 벗어나지 않았음을 말한다. 이것은 ‘금닭은 알을 품고 ~ 자미궁으로 들어갔다’라는 뜻에 상응한다.
丹霞:初句, 正位也;二句, 偏位也. 此, 金菓早朝云云含來之義也. 下二句, 言偏正不曾離本位. 此, 金鷄抱子至紫微之義也.

금산요원(金山了元)의 상당

화주9)가 돌아온 것을 기념하여 법좌에 올라앉아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했다. “동안의 가풍은 단지 이와 같을 뿐이지만, 귀종10)의 가풍은 그렇지 않다. 귀종의 가풍은 어떤 것인가? 왕희지의 고택(古宅)11) 주변에 맑은 바람이 일고, 야사봉(耶舍峯)12) 앞의 보배로운 달은 휘황찬란하구나. 만일 손님이 온다면 무엇으로 대접할까? 매일같이 먹는 차와 밥에 온갖 종류가 다 갖추어져 있으니, 온 세상의 선수행자들 교화 받고 돌아가리라.13)”  
金山元, 因化主廻, 上堂, 擧此話云, “同安家風只如此, 歸宗家風不恁麽. 如何是歸宗家風? 羲之宅畔淸風起, 
耶舍峯前寶月輝. 忽遇客來, 將何祗對? 家常茶飯千般足, 四海禪人敎化歸.”
9) 化主. 거리에 나가 세상 사람들을 불법(佛法)으로 인도하고, 시주(施主)를 받아 사찰의 재정을 마련하는 
   소임이다. “가방화주(街坊化主):‘화주’라고만 하기도 하고, ‘가방’이라고만 하기도 한다. 도충(道忠)이 
   말한다. ‘사람들에게 선을 권장하여 교화하며[勸化] 저잣거리에서 신도의 시주를 구하여 대중에게 
   공양할 물품으로 삼는 소임이다.’”(『禪林象器箋』권7「職位類」 禪藏 p.516. 街坊化主:或單言化主, 
   或單言街坊. 忠曰, ‘勸化市鄽街坊, 索得檀施, 以爲大衆供料者.’)
10) 歸宗.금산요원자신. 주석하던 귀종사(歸宗寺)이름을 따라 붙여진 호이다.
11) 현재의 설법 장소인 귀종사를 말한다. 서법(書法)으로 유명한 왕희지(王羲之 321~379)가 자신이 살던 
    집을 바꾸어 절로 만들었다. “함강(咸康) 6년(340) 우장군 왕희지가 서천의 달마다라(나련야사존자)를 
    위하여 여산(廬山)에 귀종사를 세웠다.”(『佛祖統紀』권36 大49 p.339c24. 六年, 右將軍王羲之, 
    爲西天達摩多羅, 於廬山, 建歸宗寺.)
12) 귀종사 주변에 있던 봉우리로 추정된다.『廬山記』 권2 大51 p.1032b5에 따르면, 왕희지가 일명 
    달마다라(達摩多羅)라고 하는 나련야사존자(那連耶舍尊者)를 귀종선원(歸宗禪院) 곧 귀종사에 
    머물도록 했다고 하는데, 이 나련야사를 추념하여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13) 화주가 시주를 받아와서 일용할 물품들이 충분하도록 만든 노고를 기리면서 동시에 화주의 본분인 
    권화(勸化)의 취지도 나타내고 있다.

​[설화]

‘왕희지의 고택 주변’이란 속제(俗諦)를 나타내고, ‘맑은 바람이 인다’는 말은 주인공을 나타내는 것이니 속제가 곧 진제(眞諦)라는 뜻이다. 그 아래 구절은 이 뜻에 따른다. 이것은 두 번째 구절에 한정된 것이니, ‘금과일은 이른 아침에 ~ 물어온다’라고 한 뜻과 마찬가지이다. ‘매일같이 먹는 차와 ~ 교화 받고 돌아가리라’고 한 말은 대단히 많은 일이 있다는 뜻으로 세 번째 구절이다. 지위를 낮게 할수록 법은 더욱 높아진다는 뜻이다. 
金山:羲之宅畔者, 俗諦也, 淸風起者, 主也, 俗諦卽眞諦也. 下句例此. 此約第二句也, 金果早朝云云之義一般也. 
家常云云者, 有許多事, 第三句也. 位彌下而法彌高也.

대혜종고(大慧宗杲)의 상당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했다. “동안의 가풍은 참으로 남다르구나. 나, 경산의 가풍은 그렇지 않다. 만일 어떤 사람이 ‘화상의 가풍은 어떤 것입니까?’라고 묻는다면 그에게 ‘공양을 할 때 하나의 발우를 나물과 함께 먹어 치울 뿐, 선도(禪道)와 시비(是非)는 전혀 모른다’라고 대답할 것이며, ‘만약 손님이 온다면 무엇으로 대접합니까?’라 물으면 ‘찐 떡과 수제비[不托]로 한다’라고 대답하리라.” 
雲門杲, 上堂, 擧此話云, “同安家風, 不妨奇怪. 徑山家風, 又且不然. 或有人問, ‘如何是和尙家風?’ 卽向他道, 
‘齋時一鉢和蘿飯, 禪道是非摠不知.’ ‘忽遇客來, 將何祗對?’ ‘蒸餠不托.’”

 

[설화]

공양을 할 때 하나의 발우를 ~ 전혀 모른다:자유로운 본분의 작용이 눈앞에 실현되면, 일정한 법도에 얽매이지 않는다14)는 뜻이다.
찐 떡과 수제비:근본적 작용에 갖춘 본체와 작용을 나타낸다. 불탁(不托)은 수제비를 뜻하는 박탁( 飥)과 같다.
雲門:齋時一鉢云云者, 大用現前, 不存軌則也. 蒸餠不托者, 大用所具地體用也. 不托者, 猶云 飥也.
14) 본서1則 주석38)및5則 주석32)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