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사상/공안집 II

1412칙 백운타인 白雲他人

실론섬 2026. 4. 23. 14:33

1412칙 백운타인 白雲他人

​[본칙]

백운수단(白雲守端)이 게송으로 읊었다. “다른 사람이 머무는 곳에 나는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이 가는 곳에 나는 가지 않는다네. 남들과 만나는 것을 어렵다 여겨서가 아니라, 승속의 차별 분명히 해야 하기 때문이라네.”  
白雲頌曰, “他人住處我不住, 他人行處我不行. 不是與人難共聚, 大都緇素要分明.”

[설화]

이 공안은 자신의 깨달음[證]이나 중생을 교화하는 것[化]이나 그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此話, 證化不落.

죽암사규(竹菴士珪)의 거

​이 공안을 제기하고 손으로 깎은 머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출가는 했는가?”
竹菴珪, 擧此話, 以手摩頭云, “出家也未?”

​[설화]

자신의 깨달음이나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나 그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 경지이지만, 속된 기운은 아직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竹菴:證化不落處, 俗氣也未除故.

대혜종고(大慧宗杲)의 시중

이 공안을 제기하고 한 소리 크게 내지른 다음 말했다. “아직도 이렇게 말하는 자가 있구나! 나라면 그렇게 읊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머무는 곳에 나도 머물고, 다른 사람이 가는 곳에 나 또한 간다네. 기뻐하다가 금방 화내어1) 알 도리 없으니, 신라에는 한밤중에 해가 밝게 비추노라.2)’ 말해 보라! 옛사람의 게송과 나의 게송 간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가? 한번 확고히 맞혀 보라.”  
雲門杲, 示衆, 擧此話, 喝一喝云, “猶有這个在! 雲門卽不然. ‘他人住處我亦住, 他人行處我亦行. 瞥喜瞥嗔無理會. 
新羅夜半日頭明.’ 且道! 與古人相去多少? 試定當看.”
1) 별희별진(瞥喜瞥嗔). ‘기뻐하는듯 하다가 금방 화를 낸다’라는 뜻으로 기쁨과 성냄이라는 전혀 다른 
   작용을 대표적으로 내세워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활발한 선풍을 나타낸다. 추일총(鶖一聰)은 
   남원혜옹(南院慧顒)의 말로 거론하였다. “‘위계의차별에걸리지않는참사람[無位眞人]이란어떤것입니까?’ 
   ‘기뻐하다가 금방 화를 낸다.’”(『五燈全書』권69「具德弘禮章」卍141 p.449a15. 問, ‘如何是無位眞人?’ 
   師曰, ‘瞥喜瞥嗔.’);“옛날에 어떤 학인이 남원에게 물었다. ‘용이 강호에서 뛰어오를 때는 어떠한가?’ 
   ‘기뻐하다가 금방 화를 낸다.’”(같은 책 권98「鶖一聰章」卍141 p.924b18.昔有僧問南院,‘龍躍江湖時,如何?’
   院曰,‘瞥喜瞥嗔.’)
2) 이구절은『眞淨克文禪師語』續古尊宿語要2 卍118 p.935b13에 나온다.

[설화]

​한 소리 크게 내지르고 한 말 그대로이다.
雲門:喝一喝云云也.